누가 황교안에 사면 자문 의뢰했나
'산업은행 알선수뢰 천신일이냐' 질문 쇄도
황교안 "작은 기업"…증인들 "모른다" 함구
[메트로신문 윤정원기자]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법무법인 태평양 재직시절 사면 자문을 맡은 것을 두고 해당 사건 의뢰인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10일 열린 황 후보자의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증인으로 출석한 강용현 태평양 대표변호사에게 사면 자문 의뢰인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천신일 세중 회장이 의뢰한 게 아니냐는 질의가 줄을 이었다.
천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이명박 정부 임기 말 마지막 특별사면에 포함돼 논란이 일었던 인물이다. 당시 세중나모여행 회장이었던 그는 산업은행 워크아웃 알선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챙긴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2012년 1월 4일 사건명이 '사면'인 신고서가 있다"며 "1월 5일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격으로 천 회장이 상고를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기사를 보면 검찰 관계자가 1·2심이 같으니 대법원에 상고하더라도 결론이 같을 예정이라 상고를 포기한다고 얘기했다"며 "이건 누가 상고를 포기하라는 디자인을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의혹이 있는데 총리 적격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총리 후보자 스스로 밝혀야 한다"며 황 후보자가 소속했던 태평양에서 밝힐 것을 촉구했다.
김광진 의원은 "의뢰인들의 신상 등은 개인정보라 말하기 어렵겠지만 많은 분이 궁금해한다"며 "사면 대상자가 천 회장 아니냐"고 강 변호사에게 재차 물었다. 강 변호사는 "내용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천 회장이 태평양에 의뢰한 민사사건이 있는가"라고 물었지만 역시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홍종학 의원도 같은 질문을 던졌으나 강 변호사는 "대표가 변호사 수임 사건을 다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지난 9일 여야는 황 후보자가 퇴임한 이후 수임한 사건 중 공개되지 않았던 19건의 열람 문제를 두고 대치하다 의뢰인을 제외한 나머지 정보를 비공개 열람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이 19건 중에는 황 후보자가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이던 2012년 1월 4일 사면 관련 법률자문을 수임했다는 사실이 적시돼 있었다.
황 후보자는 이에 대해 "대통령 사면과 전혀 관계가 없고 작은 기업의 기업인에게 사면 절차에 대해 자문해준 것에 불과하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기업도 아닌 작은 기업이 단순히 사면절차와 과정에 관해 묻기 위해 대형로펌인 태평양에 많은 수임료를 지출한다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