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이정필 기자] 독일차 할부금융사들이 국산차 대비 고금리를 책정한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를 구입할 때 금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벤츠 차량을 취급하는 효성캐피탈의 평균 할부금리는 신차 9.0%, 중고차 11.0%에 달했다.
이는 평균 4%대인 국내 완성차 업체를 압도하는 것은 물론 독일차 중에서도 가장 높은 고금리다.
BMW의 도이치파이낸셜과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경우 신차는 8.8%와 7.2%, 중고차는 10.4%와 9.9%의 금리를 각각 적용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차량을 취급하는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신차 7.7%, 중고차 7.3%로 나타났다.
한편 토요타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신차 금리는 2.4% 수준이었다.
업계에서는 벤츠를 비롯한 독일차 할부금융사들의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업체는 2%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마련한 뒤 고객의 할부금융을 대신 갚는다.
저금리로 빌린 돈을 고금리로 고객에게 빌려주는 구조다.
일례로 벤츠파이낸셜코리아는 올해 1분기 2차례에 걸쳐 13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자율은 2.2%에 불과하다.
지난해 벤츠파이낸셜코리아는 2%대 저금리로 5차례에 걸쳐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운영에 활용한 바 있다.
이 같은 영업방식에 힘입어 독일차 업체 및 전속금융사들은 국내 시장에서 수익이 거침없이 늘어나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2조2045억원에 영업이익 1221억원, 당기순이익 968억원을 거둬들였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62% 급증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배 가까이 불어난 규모다.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 1237억원에 영업이익 96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 늘고 영업이익은 2배 넘게 급증한 수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원금유예와 할부연장 등 각종 프로모션으로 수입차 구매 문턱이 낮아졌지만, 이는 젊은층 직장인 카푸어를 양산하는 원인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자가 고리이다 보니 몇 년 뒤 원금상환과 함께 돌아오면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수입차 업체들은 이자가 몇 %로 총 얼마고, 한 달에 얼마가 나가는지 등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한 정책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잘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