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봉지 쥔 채 최후 맞은 3세 여아
창장 참사의 마지막 모습
[메트로신문 정윤아기자] 442명의 희생자를 낸 창장(양쯔강) 참사의 마지막 모습이 구조작업에 참여한 대원들의 입을 통해 생생히 전해졌다.
8일 중국 형초망에 따르면 선체 인양 후 선박 내부 수색에 참여했던 후베이 공안소방대 소속 자오샤오밍 대원은 "여자 어린이의 손에는 아직도 과자봉지가 쥐어져 있었다"며 울먹였다. 발견된 아이는 456명이 탑승했던 둥팡즈싱호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3세 여아였다. 3세 여아의 곁에는 한 명의 노인이 마치 아이를 안아서 보호하는 듯한 모습으로 몸이 굽은 상태로 죽어 있었다는 전언이다.
물에 잠긴 선체 내부로 들어가 구조작업을 벌였던 잠수부 웨이춘레이씨는 "사람들의 살고자 하는 욕망은 모두 강렬하다"며 "우리가 구조수색에서 찾은 대다수 희생자들은 두 주먹을 꽉 쥐고 탈출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희생자들이 뭔가를 붙잡을 틈도 없었던 것 같다는 설명이다. 생존자에 따르면 지난 1일밤 사고 당시 둥팡즈싱호는 갑작스러운 강풍에 불과 30초~1분 사이에 전복됐다.
중국은 단 14명의 생존자만이 살아남은 이번 대참사를 대대적으로 추모하고 있다. 사고 발생지인 후베이성 젠리현의 황전 현장은 "둥팡즈싱호 침몰사건 구조기념관과 선박운항 안전기지 건설을 구상하고 있다"며 "이미 상급기관에 보고했고 기념관 건설은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념관에 침몰선 일부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침몰선 소속사 등에 요청했으며 이번 사고와 관련 구조작업 전반에 대한 자료도 모으고 있다"고 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사고 강변에 '등대식 기념비'를 세우자는 의견도 나왔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사고현장을 지나는 선박들에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자는 취지에서다.
중국 당국은 선체를 인양한 뒤 실종자 수색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10명을 찾아내지 못했다. 현재도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수습한 시신에 대해서는 유족들의 확인과 DNA를 채취하는 방법으로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관련부서에 수색과 관련해 '멈추지도 포기하지도 않는 원칙'을 당부하고, 수색 범위를 창장 중류에서 1400km 떨어진 우쑹커우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선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