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이홍원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에 대한 우려와 공포심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어 서울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서울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2명 발생하고, 관련 감시 대상이 6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추가로 확진된 메르스 환자 5명 중 41번(70·여)은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병원에서 발생한 환자는 지난 4일 복지부가 확진 사실을 발표한 35번(38) 의사 환자 이후 두 번째다.
35번 환자는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삼성서울병원 의사로 이미 널리 알려진 상황이다.
특히 35번 환자는 의심 증상이 있었음에도 1000여명이 넘는 사람과 접촉했다는 서울시 주장에 복지부와 해당 의사가 정면으로 반박함에 따라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시는 35번 환자가 지난달 29일부터 경미한 메르스 의심 증상이 있었고 다음날 증상이 나빠졌음에도 복지부가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35번 환자가 증상이 있었음에도 제재 없이 바깥 활동을 했으며 관련 정보도 복지부로부터 받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이와 달리 복지부는 환자가 정확히 의심 증상을 보인 시점부터 격리하고 서울시와 활발하게 정보를 공유했으며 서울시도 보건소를 통해 환자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35번 환자는 "서울시는 내가 마치 의심 증상이 나타난 상황에서 행사에 참석해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처럼 말한다"며 "지난달 29일날 기침은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어 그런 것이고, 지난달 30일 저녁에 약간의 몸살 기운은 잠을 충분히 못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증상을 메르스 의심 증상으로 전혀 볼 수 없었고 의사로서 메르스 의심 증상을 충분히 판단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어 35번 환자는 "지난달 31일 오전 회진을 돌고 그날 11시쯤에서야 이전과 다른 몸의 이상을 느껴 바로 병원 감염 관리실에 연락을 취했다"며 "해당 심포지엄에는 참석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의사 환자와 41번 환자 또한 35번 환자와 동일하게 같은 날, 같은 공간, 같은 환자로부터 감염됐다.
이 때문에 14번 환자 도착 이후 응급실을 이용한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모두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우려가 제기된다.
메르스대책본부에 따르면 14번 환자는 지난달 27일 오후 2∼3시 사이에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권준욱 메르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이 병원과 관련해) "지금 600명이 조금 넘게 그렇게(추적)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의 잠복기가 2∼14일이므로 지난달 27일 바이러스에 노출됐다면 잠복기가 끝나기까지 아직 5일 이상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