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지난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항이 모터쇼에 전시한 전기 자동자용 배터리. /삼성SDI제공
[메트로신문 조한진 기자] 삼성이 '배터리 딜레마'에 빠졌다. 차세대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점찍은 2차전지 사업이 부진을 거듭하면서다. 특히 중·대형 전지 수익률 제고가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전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SDI의 중·대형 전지 부문의 적자 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SDI는 영업이익 6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소재사업은 약 840억원의 흑자를, 전지사업은 약 77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소형전지 부문에서 120여억원의 수익을 거뒀으나 중·대형전지 부문에서는 900억원 가까이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중·대형전지는 삼성 SDI의 중장기 선장동력으로 꼽히는 사업이다. 이 부문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와야 회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당분간 삼성 SDI의 중·대형 전지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게 문제다. 적자 폭은 다소 감소하겠지만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는 올해 삼성 SDI가 중·대형 전지사업에서 3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품 가격과 경쟁력이 삼성 SDI의 고민이다. 원가 개선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삼성 SDI는 BMW와 크라이슬러 등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그러나 물량 공급이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저유가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면서 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삼성 SDI는 글로벌 전기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일본의 파나소닉, LG화학 등 경쟁업체에 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삼성 SDI는 점유율(출하량 기준) 4.5%로 7위를 기록했다. 파나소닉(30.5%)과 LG화학(10.8%)은 각각 1, 4위에 올랐다.
삼성 SDI 관계자는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중·대형 배터리 부문의 사정이 좋지 않다"며 "제품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회사도 해법 찾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