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목표가 하향 불가피…실적부진 탓
[메트로신문 이정경기자] 현대자동차의 실적 부진에 주요 증권사들이 앞다퉈 목표주가 하향 조정에 나섰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현대자동차 주가와 목표주가 간 차이를 나타내는 주가 괴리율은 63.35%로 나타났다.
최근 26개 증권사가 제시한 현대자동차 목표주가는 평균 22만1346원이다. 한 증권사에서는 목표주가를 최고 26만5000원까지 제시해 현 주가와 2배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이 같은 증권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판매 부진에 대한 우려로 지난 2일 10% 이상 급락하기도 한 현대자동차 주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3만9000원으로 마감해 전일 대비 3000원 상승했다. 4거래일만의 강세다. 이는 판매 부진과 엔저 여파 우려로 지난 3거래일간 15% 이상 하락했던 주가에 대한 반발매수세로 판단된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실적 부진에 대해 "본원적 경쟁력의 심각한 저하로 확대 해석할 수준이 아니며 꾸준한 신차투입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현재 주가는 과매도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말해 이날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세계경기 불황과 시장 불안정성이 이어짐에 따라 부진한 실적의 원인인 엔저와 달러강세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지난 29일 '초엔저의 전망과 파장 및 대응과제' 세미나에서 "향후 2~3년 간 점진적인 미국 금리인상과 엔화 약세 전망을 고려할 때 원·엔 환율 하락이 장기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같은 날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선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화는 1995년부터 2001년의 달러 강세기와 유사한 구조적 강세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한 바 있다. 엔저와 달러강세는 현대자동차 주가 하락세를 주도한 판매부진과 이익감소 역시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주요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삼성증권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종전 23만원에서 19만원으로 내려 잡았고, 유진투자증권도 수익 추정치 하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실적 부진과 주요 시장의 경쟁심화에 따른 비용증가를 반영한 것"이라며 "현대차 그룹은 중국시장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판매 감소율은 세계 주요 11개 자동차 업체 가운데 가장 높았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1분기 국내외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감소한 118만2834대를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