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용기 기자]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고전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의 1분기 판매 실적이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 가운데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파로 주가 폭락에 시달린 현대차가 세계 시가총액 500대 기업에서 빠지는 굴욕을 당했다.
4일 외신과 국제금융시장의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작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판매 감소율은 세계 주요 11개 자동차 업체 가운데 가장 높았다. 기아차의 판매 감소율은 현대차에 이어 두번째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국내외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감소한 118만2834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1분기보다 2.7% 감소한 75만1080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감소량은 BMW, 포드, 도요타 등 해외 자동차 업체들 보다 높았다.
향후 전망도 현대·기아차에 우호적이지 않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예상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실적 전망치도 하향되는 추세다.
2개월 전과 비교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9.96%, 7.53% 하향조정됐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 때문에 세계 시가총액 500대 기업 목록(전날 기준)에서 현대차 이름이 사라졌다.
올해 들어 실적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현대차의 주가는 하락했고 시총 순위도 뒤로 밀려났다.
현대차의 시총 순위는 지난해 말에 337위(340억6000만달러·37조7000억원)였다.
지난 1일 현대차의 순위는 431위(304억8000만달러·33조7000억원)였지만 다음 날인 2일 주가가 10% 이상 폭락하면서 492위(275억2000만달러·30조4000억원)로 급하강했다.
500위권 이탈을 눈앞에 뒀던 현대차는 3일에 2.17% 더 떨어지면서 결국 500대 기업에서 빠졌다.
올해 들어 현대차의 시총은 약 7조4000억원 줄었다.
시총 순위에서 현대차의 후진은 글로벌 경쟁업체의 전진과 대비된다.
전날 폴크스바겐 시총 순위는 68위(1147억만달러·127조1000억원)로 지난해 말 70위(1046억만달러·115조8000억원)에서 두 단계 뛰었다. 엔저를 등에 입은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약진했다.
같은 기간에 도요타 시총은 185억1000만달러(20조5000억원) 늘어 순위도 21위에서 18위로 올랐다. 혼다(190위→165위), 닛산(270위→226위)의 순위도 상승했다.
최근 현대차의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엔저 심화에 판매량까지 부진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지난달 판매량(38만9299대)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6.4% 줄었다. 내수와 해외 모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