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2013년 6월 유튜브에 올린 목성(JUPITR) 프로젝트 홍보 동영상 화면 일부. 여기에는 한국과의 생물무기감시포털(BSP) 구축이 핵심과제로 적시돼 있다. 같은 해 10월 한미 국방부는 한미 공동 BSP 구축 협정을 체결했다. 목성 프로젝트는 탄저균 등의 조기경보체계 구축을 목적으로 한국에서의 탄저균 실험 내용도 담고 있다.
[메트로신문 정윤아기자] 지난 22일 오산공군기지 내에서 탄저균 실험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한국 국방부는 몰랐던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국 측의 이 같은 해명과 배치되는 증거가 확인됐다. 2013년 10월 한미 국방부가 맺은 생물무기감시포털(BSP) 구축 협정이다.
미 국방부는 2012년 11월 수립한 이른바 목성(JUPITR) 프로젝트에서 한미 간 BSP 구축을 핵심 목표로 설정했다. 이번 주한미군의 탄저균 실험은 목성 프로젝트의 최종단계였다. 한국 국방부가 목성 프로젝트의 핵심과제에 참여하고 있으면서도 최종단계까지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더구나 미 국방부는 프로젝트 수립 이후 공개적으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고, 생물무기와 관련된 전문매체들도 이를 거들었다. 한국 국방부가 비밀리에 진행된 프로젝트라 몰랐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31일 메트로신문이 확인한 결과 온라인 상에는 목성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미 국방부 홍보물이 가득했다. 2012년 11월 프로젝트를 수립한 미 국방부는 2013년 3월 관련 문서 공개를 통해 프로젝트의 전모를 밝혔다. 이어 6월에는 프로젝트 담당자가 직접 프로젝트의 내용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공개된 미 국방부의 문서와 동영상 자료에 따르면 목성 프로젝트는 한미 간 BSP를 구축하고, 분석장비와 감시기를 설치해 최종적으로 조기경보 체제를 갖추자는 게 골자다.
자료에는 한미 간 BSP를 구축한다는 계획이 적시돼 있다. 실제 한미 국방부는 2013년 10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미군 의학연구사령부에서 한미 공동 BSP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초의 국가 간 BSP 구축 협약이었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피터 이매뉴엘 박사가 2014년 12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개한 내용에는 더욱 상세한 정보가 담겨 있다.
프로젝트의 장소로 한국이 선택된 이유에 대해 이매뉴엘 박사는 "주한미군 지도부(the senior leadership in the USFK)가 요청했고, 그들의 아이디어가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미국의 자산이 집중돼 있는 나라이자 친근하고 호의적인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실험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그는 "10개의 시스템 중 4개를 채택했다"며 "2개의 시스템을 오산 공군기지에서 (2014년) 9월 초반에 시도했다"고 밝혔다.
목성 프로젝트에는 총 3회에 걸친 한국방문 교육이 계획돼 있다. 2014년에 집중적인 테스트를 거쳐 2015년 내 시연을 한다는 계획도 있다. 주한미군의 탄저균 실험이 프로젝트의 최종단계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