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사진=삼성전자
글로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급성장이 예상되는 TV용 OLED 패널 시장 재진입에 난항을 겪는 데다 중국 업체가 속도전을 예고하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OLED 패널 시장은 중·소형에서 대형·플렉시블 패널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들어가는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패널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014년 삼성디스플레이는 AMOLED 패널 시장 점유율(매출기준) 97.2%로 경쟁업체들을 압도했다.
그러나 TV와 스마트와치 등으로 OLED 패널 적용 분야가 확대 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위상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본격 개화를 앞둔 TV용 OLED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실상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상황이다. RGB 기술을 고수하는 가운데 대형패널 대량 생산에 애를 먹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만이 유일하게 TV용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TV용 OLED 패널 시장은 2021년까지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가 주로 사용되는 스마트와치용 패널시장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점유율(매출기준) 3.1%에 그쳤다. 같은 기간 LG 디스플레이가 점유율 90.9%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업체의 공격적 투자 역시 삼성디스플레이에게는 위험요소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한국기업과의 기술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의 경우는 중국이 90% 수준까지 따라왔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여기에 중국은 OLED 패널 시장 진입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BOE 디스플레이는 최근 35억4000만달러(약3조8800억원)를 투자해 중국 청두에 6세대 LCD/OLED 공장을 착공했다. 이 라인에서는 2017년 전반기부터 제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앞서 건설에 들어간 오르도스의 5.5세대 라인은 올 하반기부터 AMOLED 패널 생산이 예정돼 있다.
BOE 디스플레이는 TV용 OLED 패널 생산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신잔에 8.5세대 OLED TV라인 신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BOE 디스플레이는 8.5세대 파일럿(시험생산) 라인에서 생산한 55인치 초고화질(UHD) OLED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OLED 시장에서) 중국의 공격적 투자가 위협적일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기술 격차가 크다"며 "앞으로 LCD로는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힘든만큼 OLED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설비 투자에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약 4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충남 아산 디스플레이 단지의 6세대 A3라인 증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