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기차 시장이 어둡다. 우리나라에 보급된 전기차 규모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채 안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기업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굴뚝산업(내연기관 자동차)과 정보기술(IT)산업의 융합체인 전기차 사업을 성공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의 미래는 없다면서 기존 완성차 업계와 대기업의 투자제고를 촉구했다.
5일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으로 세계 전기차 보급수는 약 66만5000대다. 총 승용차 판매량의 0.008%를 차지한다. 이 중 미국이 39%, 일본 16%, 중국 12%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기차 보급대수는 약 3000대 가량으로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5%다.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활성화 방안으로 올해부터 2017년까지 민간 중심의 유료충전서비스 사업, 배터리 리스 사업 등을 신설해 총 575기의 급속 충전기, 총 4만4000대의 전기차를 보급할 계획이다.
특히 산업부는 지난 4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청정에너지장관회의(CEM) 산하의 전기차 이니셔티브(EVI) 신규 회원국으로서 정례회의를 주관하고 전기차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전기차 붐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이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 한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회장 정몽구) 등 완성차업계는 내연기관차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인 기아차의 레이EV·쏘울EV, 한국지엠의 스파크EV, 르노삼성의 SM3 Z.E 등은 모두 내연기관차를 개조한 것이다. 미국 테슬라S, BMW i3 등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생산된 것과는 비교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020년 친환경차 중장기 로드맵'을 통해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HEV·내연기관차+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다양한 라인업의 친환경차를 구축할 계획을 밝혀, 전기차 생산에 무게를 두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이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리더스협 회장은 "기존 기아차의 레이EV 등은 개조형 전기차이기 때문에 전용 플랫폼을 갖춘 전기차 양산은 필요하다"며 "기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를 비롯해, LG, 삼성도 전기차를 생산할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에너지 소비의 20%를 차지하는 수송분야의 최상의 대안이 전기차이기 때문에 기술력을 갖춘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사업진출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테슬라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미국 전역에 2000개의 급속충전소를 세우는 등 전기차 인프라를 스스로 구축하고 있다"며 "현대차 등은 정부 보조금에만 매달리지 말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기존 제조업과 IT가 융합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제28회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에서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기차 ix35 모델이 전시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