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흑자에도 해외점포 감소세
국내 증권사의 해외점포가 5년 만에 흑자를 봤지만, 해외점포 수는 도리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동남아 위주의 해외 진출을 선호하고 있는데다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통폐합 또는 철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국내 19개 증권사는 14개국에서 80개의 해외점포(영업점포 61개, 해외사무소 19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1510만달러로 전년보다 3960만달러 증가하며 흑자 전환했다. 이처럼 국내 증권사 해외점포가 흑자를 낸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5년 만이다. 그간 해외점포들은 지난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870만달러, 244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지역별로 보면 14개국 중 9개국에서는 적자를 기록했으며 흑자를 낸 지역은 4곳에 그쳤다. 흑자 지역은 홍콩(1320만달러), 인도네시아(500만달러), 브라질(440만달러), 일본(130만달러)이었다. 적자지역은 중국(300만달러), 태국(200만달러), 싱가포르(120만달러), 영국(100만달러) 등이었다. 캄보디아와 필리핀, 베트남 등지에서도 소폭 적자를 나타냈다.
개별 증권사별로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종합증권사 면허를 획득한 KDB대우증권이 현지에서 3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NH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에서 코린도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NH코린도증권도 순익 10억원을 거뒀다. 키움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은 5억원의 순익을 올렸으며 미래에셋증권도 브라질에서 23억원의 순익을 냈다.
◇ 수익성 악화로 해외점포 감소
이 같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의 해외점포 수는 줄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점포 수는 지난 2012년말 89개에서 2013년말 84개, 지난해말 80개로 꾸준히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영국 런던 현지법인 영업을 중단했고, 현대증권(일본 도쿄), HMC투자증권(홍콩), SK증권(베트남 호찌민)도 각각 해외사업을 철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 등으로 해외점포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라며 "특히 국내 증권사들이 동남아 위주의 해외진출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의 아시아지역 해외점포 수는 전체 83개 중 67개로, 아시아지역 비중이 절대적이다.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적극적인 먹거리를 찾기 보단 해외진출 자체에 의미를 두다보니 생긴 일이다"고 지적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해외 현지에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네트워크를 쌓는 게 어렵다"면서도 "운용실력을 활용한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