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를 벗은 슈퍼히어로들은 유쾌했다. 그러나 슈퍼히어로들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듣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의 조스 웨던 감독과 주연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가 16일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영화에 출연한 한국 배우 수현과 함께 17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영화 소개와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배우들은 스타의 화려함 대신 편안하고 친근하면서도 여유로운 모습으로 취재진을 사로잡았다. 특히 세 번째로 내한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크리스 에반스는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2008년 '아이언맨'과 2013년 '아이언맨3'로 한국을 찾았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그동안 특유의 유쾌함으로 한국 팬들의 뜨거운 열광을 이끌어냈다. "쇼핑이 밀려 있어서 많이 바쁘다"는 너스레로 인사말을 건넨 그는 "솔직히 해외 프로모션을 다니는 것은 스케줄도 빡빡해서 마냥 편하지는 않다. 지난 '아이언맨3'로 내한했을 때는 한국이 첫 방문 국가여서 잘 즐기지 못했다. 이번에는 더 잘 즐기다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2012년 '설국열차'에 이어 지난해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으로 내한한 바 있는 크리스 에반스는 "지난해 한국을 찾았을 때도 공항부터 뜨겁게 환영해줘서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며 "한국 팬의 열정적인 모습은 마치 비틀즈 멤버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한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극중 헐크 역으로 잘 알려진 마크 러팔로는 첫 한국 방문의 들뜬 소감을 전했다.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로 인사말을 전한 그는 전날 도착하자마자 고깃집에 간 이야기를 전하며 "건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한국 팬들과 만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레드카펫을 시작으로 광란의 밤을 보내며 서울을 탐험한 뒤 내일 아침 호텔에서 실크 옷에 둘러싸인 채 깰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안녕히 계세요"라는 한국말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은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짧은 시간이었다. 조스 웨던 감독이 전작과의 차별점을 소개한 것이 영화 이야기의 전부였다.
'어벤져스'에 이어 '어벤져스2'까지 연출한 조스 웨던 감독은 "이번 작품은 전작보다 더 재미있게 만들고 싶었다. 액션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캐릭터를 심화시키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전작에서는 배우들이 서로 알아갈 시간도 많지 않아서 이번에는 그런 시간을 많이 보내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이 마블 스튜디오의 마지막 연출 영화라는 언급에 대해서는 "마블 스튜디오와 앞으로 계속 일하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마블 코믹스를 사랑했고 지금도 마블의 가족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한편 조스 웨던 감독과 배우들은 세월호 1주년에 대한 애도의 뜻을 담아 노란 리본을 달고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조스 웨던 감독과 주연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 수현은 이날 오후 8시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리는 레드카펫 행사로 팬들과 만난다. '어벤져스2'는 지구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인류가 사라져야 한다고 믿는 울트론과 이에 맞서는 어벤져스 멤버들의 전투를 그린 영화로 오는 23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