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이"… 이완구의 '바위처럼'
"목숨 내놓겠다"는 발언에 이어 "(말바꾸기는) 충청도 말투가 원래 그렇다"
'모진 비바람이 몰아 친대도...흔들림없는 바위처럼 살자구나'
이완구 국무총리가 대지에 깊이 박힌 바위처럼 굳세게 견디기로 한 듯하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여야의 쏟아지는 사퇴촉구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림 없이 국정수행을 할것"이라며 확고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총리는 16일 오전 국회 대정부질문 출석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며 기자들에게 이 같은 의지를 밝혔다. 이어 대정부질문 답변 과정에서도 "한 나라의 국무총리가 한 분의 메모나 진술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그렇게 (사퇴)한다는 것도 대단히 적절치 않다"며 "여러 가지 일로 인해서 실체적 진실이 먼저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이 총리는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는 자신의 전날 발언에 대해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국민을 협박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자 "제가 너무 격해서 신중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저에게도 인간으로서 양심과 신앙이 있고, 이를 고려해서 격정적으로 말한 것 같은데 어제는 송구하다는 말씀도 드렸다"고도 했다.
잦은 말바꾸기에 대한 지적에는 "충청도 말투가 원래 그렇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의원들은 "충청도를 비하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 총리는 세월호 참사 1주년인 이날 경기도 안산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전격적으로 방문했다. 또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간 기간에도 일정을 빼곡히 잡아놓았다. 흔들림 없이 총리직을 수행하겠다는 의사를 행동으로 보인 셈이다.
이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 총리를 향해 "본인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대통령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 당이 좀 더 강력한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계속 자리에서 버티는 상황이 이어지면 해임건의안 제출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