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이 이완구 총리 만들었는데"
성완종이 이완구에 분노한 진짜 이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죽기 전 태안군의회 부의장과 만나 "이완구를 이완구를 어떻게, 나보고 어떻게"라며 분노한 것으로 전해진다. 13일 대정부질문에서 성 전 회장이 분노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나왔다. 이완구 총리는 물론 부인했다.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어제 제보를 받았다"며 "총리는 다 알겠지만 지난번 인사청문회 때 여러 문제 때문에 인준이 어려워질 것 같아 충청포럼에서 나섰다. (충청포럼이) '낙마하면 총선 대선 두고보자'고 했다. 충남에서만 수천 장의 플래카드를 붙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성 전 회장 중심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 인준의 일등공신이 바로 성 전 회장이었다는 이야기다.
홍 의원실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이 창립한 충청포럼이 이 총리 청문회 당시 새마을협의회 등 단체 이름을 차용해 충청지역에 수천 장의 플래카드를 제작해 게시했다는 게 제보의 골자다. 한 광고사에서 장당 7만원짜리 플래카드를 하루 400장을 찍었다는 것이다. 여러 지역과 여러 광고사까지 모두 고려하면 플래카드 비용이 수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홍 의원실에서는 또 2012년 대선 당시에는 충청포럼이 고령층 수백명 이상을 모아놓고 식사대접 행사를 여는 등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내용의 제보도 공개했다. 700명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6000원짜리 식사를 제공하는 등 2000만원짜리 행사를 개최했다는 제보다.
홍 의원은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와 박 대통령의 취임을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버려진 것에 대해 충청도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이 총리는 "전혀 모른다"며 "플래카드 붙은 건 자발적으로 (붙인 것으로) 알고 있다. 충청포럼은 저와 연결 없는 조직"이라고 답했다. 이어 "저는 플래카드와 관련해 (충청)포럼에 전화한 적 없고, 성 전 회장과 전화한 적도 없다"며 "필요하다면 당시 성 회장과 통화했는지 제 휴대폰을 제출하겠다"고 했다. 또 "성 전 회장과는 19대 국회 당시 1년 동안 함께 의정활동을 한 것 외에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했다.
한편 홍 의원은 "오늘 제보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이 죽기 2시간 전 김기춘 전 비서실장 집 부근에서 배회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성 회장이 숨진 북한산 형제봉과 당일 오전 휴대전화 신호가 포착된 평창동 정토사 주변은 김 전 실장의 자택과 아주 가까운 곳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