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콘셉트 디자인 /출처= http://www.cultofmac.com
애플이 타이탄(Titan)이라는 자동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구글과는 달리 스마트폰 시장에서처럼 애플은 차량을 직접 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12일 LG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혁신역량이 탁월하고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애플의 자동차 산업 진출이 현실화되면 해당 시장의 경쟁구도가 변할 전망이다.
애플은 미국 특허청에 자율주행차 운영체제(OS)와 관련된 특허 45건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의 조종이 필요 없는 완전한 자율주행차량이 개발되면 자동차는 기존의 자동차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제품이 된다.
운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다양한 컨텐츠를 소비하는 작은 공간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출퇴근 이동 시간에 영화를 보거나, 주요 신문 기사를 검색하고, 긴급한 업무 처리도 가능하다.
이렇게 자동차의 특성이 변할 경우 자동차의 주행능력이나 연비 보다는 실내 환경, 정보통신기술(IT) 연결성 등이 더욱 중시되기 때문에 애플의 IT 강점을 살릴 수 있게 된다.
시리와의 연동도 가능하기 때문에 애플은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적극적으로 임할 전망이다.
애플의 자율주행자동차는 구글과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
2009년부터 토요타프리우스 같은 기존 차량을 무인차로 개조해 시험하고 있는 구글은 자동차 자체보다는 자율주행 시스템에 관심이 많다.
이미 70만 마일(112만km) 이상의 시험주행을 통해 방대한 자료를 수집한 구글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차량용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다른 자동차 업체들에 공급해 확산시키려고 하지만 직접 자동차 제조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애플은 직접 자신만의 자동차를 개발할 공산이 크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여러 제조사를 통해 안드로이드 OS를 확산시킨 구글과, iOS를 독점 탑재한 아이폰을 직접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애플의 사례가 이러한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구글카, 애플카를 똑같은 미래형 자동차로 생각하지만 지향하는 바가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애플이 어떻게 애플카를 만들지도 중요한 이슈다.
자동차 생산은 차량에 대한 오랜 노하우와 숙련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지만, 아웃소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아웃소싱이 힘들다면 기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협력해 애플카를 개발 및 생산하는 방법도 있다.
외부에 맡기지 않고 애플이 직접 생산하는 방법도 있다.
인수를 통해 빠르게 생산 라인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성낙환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애플카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애플은 혁신기업이면서 패스트 팔로워 기업이기도 하다"며 "애플은 글로벌 3대 자동차 업체인 GM, 토요타, 폭스바겐이 보유한 현금을 모두 합한 것보다도 더 많은 돈을 갖고 있는 부자 기업이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직 출시도 모호한 애플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