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계열, 역차별 해소하고 고객 선택권 높여야
비지주계열, 지주계 독점 제재 수단 없어 생존권 위협
금융당국이 금융 복합점포에 보험사를 포함하는 안을 논의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방카슈랑스(Bancassurance) 25%룰 해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이에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는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은행 등 타 금융기관을 계열사로 두지 못한 비(非) 금융지주계열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금융연구원과 공동으로 복합점포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복합점포에 보험업을 포함하는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 7일 복합점포가 없는 삼성·현대 등 비지주 계열 보험사 임원들을 소집해 '복합점포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9일에는 KB·신한 등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임원과도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러한 금융위의 행보는 지난해와 크게 상반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금융규제 개혁 방안'의 후속 조치로 복합점포를 지난달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비(非) 은행계 보험사의 반발로 보험업을 제외한 은행과 증권사만 시행하기로 했다.
당시 생명·손해보험협회와 보험대리점협회가 반대 의견을 당국에 올렸다. 보험연구원도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를 지지했다.
문제의 핵심은 방카 '25%룰'이었다.
방카 '25%룰'이란 개별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다. 계열 은행을 둔 보험사가 방카슈랑스 시장을 독점할 것을 염려해 보험사 간 형평성을 맞추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복합점포가 활성화되면 금융그룹의 계열 보험사들은 25%룰과 보장성보험 판매제한 등을 우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 지주계열에서는 방카 25%룰이 해제되면 지주계열의 보험사가 계열사인 은행을 독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단 지주계열 보험사는 환영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방카 25%룰이 지주계열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지주계열 한 관계자는 "현재 보험업계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비롯해 비 은행계가 오랬동안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며 "반면 지주계는 이보다 규모도 작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방카 25%룰로 인해 은행을 계열사로 둔 보험사는 타 은행 점포에서 보험을 파는 것이 불가능했던게 사실"이라며 "소비자에게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비 지주계열에서는 방카 25%룰 해제를 생존권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비 지주계열 관계자는 "복합점포 도입으로 방카 25%룰이 무의미해지면 입점한 보험사는 자사 보험상품의 판매에 치중하게 될 것"이라며 "지주계열이 시장을 독점하면 기존의 보험사는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