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재테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단기 투자처인 머니마켓펀드(MMF)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대 금리 탓에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시중 자금이 MMF나 CMA로 유입되는 추세가 뚜렷하다"면서 "최근 주식시장 상승 분위기 속에 대기성 자금의 활발한 유입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MMF 순자산 총액은 113조8082억원으로 집계됐다. MMF 순자산 총액이 110조원 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2009년 7월 이후 5년 만이다. MMF 규모는 올해 들어서만 30조원, 36.6% 늘어났다.
MMF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 투자처를 결정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잠시 자금을 맡겨두는 상품이다. 특히 하루만 맡겨도 은행의 예·적금보다 높은 연 1.9∼2.4% 수준의 수익을 준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보수적인 법인과 개인 고객들도 속속 돈을 맡기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83조2920억원이던 MMF 순자산 총액은 1월말 95조6867억원, 2월말 100조7608억원, 3월말 102조4597억원을 나타낸 뒤 4월 들어서는 11조3485억원이 추가로 불어났다.
이와 함께 단기 자금 유입처인 CMA를 찾는 고객도 증가하고 있다. CMA 수는 지난달말 1119만2018개로, 2012년 8월 1175만23개 이후 최다 규모다.
올해 1분기에만 CMA 수는 14만5396개 순증했다. 지난해 12월말 1104만6622개이던 CMA는 1월말 1109만5227개, 2월말 1113만9028개, 3월말 1119만2018개 등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CMA 잔고도 지난해 12월말 46조3349억에서 지난달말 47조4790억원으로, 3개월 새 1조1400억원 가량 늘어났다.
이처럼 CMA 계좌가 급증한 것은 마땅한 투자처가 생길 때까지 투자 대기 자금을 보관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고객이 적지 않아서다.
맡긴 돈을 수시로 꺼낼 수 있으면서도 현금·체크카드 사용, 주식 거래 등이 가능해 한때 '만능 통장'으로 인식되던 CMA는 2013년 동양사태 여파로 인기가 한풀 꺾였다 최근 다시 회복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CMA의 인기는 떠난 고객이 다시 돌아온다는 측면에서 잔고 증가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투자자들이 증시로 돌아오는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