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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크린 수로 흥행? 콘텐츠가 더 중요해"…CGV가 밝힌 영화 편성 과정은?

/CGV 제공



2001년 서울의 한 예술영화상영관에서는 '와라나고를 부탁해'라는 이름의 기획전이 열렸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라이방' '나비' '고양이를 부탁해' 등 작품성과 다양성을 갖춘 작품들이 극장에서 관객과 만날 기회를 제대로 보장 받지 못한 채 종영하자 마련된 행사였다. 이는 멀티플렉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던 극장가에 다양성이라는 문제를 제기한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극장 내 다양성의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다. 지난해 연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놓고 벌어진 일련의 논란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 집 앞에서도 손쉽게 영화를 볼 수 있을 정도로 극장과 스크린 수는 늘어났지만 여전히 다양한 영화를 만날 기회는 요원하다. 이쯤 되면 극장에서 어떤 기준으로 상영작을 선정하는 것인지 궁금증이 생길 법도 하다.

국내 멀티플렉스 체인 중 시장 1위인 CJ CGV는 지난 9일 서울 CGV 여의도에서 열린 'CGV 미디어 산업 포럼' 두 번째 행사를 통해 영화 편성 과정을 공개했다. 스크린 독과점과 상영작의 다양성 문제가 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뭇매를 맞아왔던 CGV는 이날 행사를 통해 기업 내 대외비임을 강조하면서도 상영작 편성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서 발표자로 나선 강경호 프로그램팀장이 소개한 CGV의 영화 편성 과정은 개봉작과 기존상영작별로 예측한 관객 수요, 그리고 극장별 특성을 반영해 스크린을 편성하는 '관객 수요 기반의 예측 프로세스'가 바탕이 됐다.



개봉작의 경우 먼저 유사한 전작들과 스토리·감동·캐스팅 등 영화 자체의 흥행 요소, 시즌별 관객 수요와 경쟁작 상황, 예매율과 관객조사, 시사회 후 반응 등을 바탕으로 예상 관객 수를 산출해낸다. 이를 바탕으로 배급사와의 협의를 통해 최종적인 상영관 수를 확정한다. 기존 상영작의 경우 개봉 실적과 관객 조사, 경쟁작 대비 실적과 관객 평가 등을 바탕으로 관객 수요를 예측해 상영관 수를 조정한다.

구체적인 사례들도 함께 공개했다. 지난 1월 개봉한 '테이큰3'의 경우 시리즈 전작인 '테이큰' '테이큰2'와 주연 배우 리엄 니슨이 출연한 '논스톱'을 유사 작품으로 선정해 1차적으로 244만 관객을 예상했고, 이후 시사회 평가와 업계 반응 등을 반영해 200만 관객을 최종 예상해 스크린 수를 확정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테이큰3'는 최종 관객 200만명을 기록했다.

논란이 됐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유사 작품으로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마이 리틀 히어로'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를 선정해 예상 관객을 추정했다. 강 팀장은 이들 유사 작품에 대해 "아이들이 주인공인 가족영화라는 점과 주제 면에서 착하다는 점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업계 반응 등을 추가해 최종적으로 30만 관객을 예상했다는 것이 강 팀장의 설명이었다.

강 팀장은 "입소문이 빠른 시대에 관객을 움직이는 것은 스크린 수가 아닌 콘텐츠"임을 강조했다. '미스터 고'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등의 사례를 들어 "스크린 수가 많다고 해서 관객이 영화를 찾는 것은 아니다. 관객이 찾지 않는 영화는 스크린 수만으로 흥행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강 팀장은 "연간 개봉하는 작품 편수가 1000편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다양성을 중심으로 편성을 간다면 하루 3편씩 상영을 해야 한다. 그렇게 공정한 배분을 한다고 해서 영화시장이 제대로 유지될지는 잘 모르겠다"며 "다양성 위주로만 상영작을 편성한다면 극단적인 경우에는 100만 관객이 든 영화가 나오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CGV가 같은 계열사인 CJ E&M의 영화를 유독 많이 상영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CJ E&M 영화만 다른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다른 배급사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무근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CGV 제공



이날 발표를 종합하면 CGV의 영화 편성 과정은 구체적이고 다양한 단계를 거쳐 이뤄지며 그 중심에는 '관객의 수요'가 있다. 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효율성을 중요시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CGV 아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럼에도 흥행 예측 단계에서 이뤄지는 유사 작품 선정이 주관적일 수 있다는 의문은 남는다. CGV의 이번 영화 편성 과정 공개로 극장 내 다양성을 둘러싼 논란이 사라질지는 앞으로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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