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세계 생활가전 시장 1위를 목표로 잡았지만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1위를 달성하려면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지난 19일 2015 주주총회에서 올해 경영목표로 "H&A부문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해 주력 제품 글로벌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H&A부문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고 세탁기 외 다른 제품들은 아직 글로벌 1위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LG전자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보다 핵심 제품에 역량을 집중 해야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세탁기를 제외하면 뚜렷한 성과를 내는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LG전자는 25일 전세계 세탁기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전세계 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오른 이후 지난해까지 7년째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2010년에는 처음으로 점유율 10%를 넘긴 데 이어 지난해 12.4%로 사상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세탁기 시장에서는 적수가 없을 정도다. 그러나 세탁기 이외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냉장고와 TV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이외에 시장은 국내 중견기업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LG전자가 꾸준히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정수기 시장은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등에게 밀려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2009년 정수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후 최근 라인업까지 확대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수기 시장은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로 분류하지만 렌탈이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어 삼성전자도 한발짝 물러난 상태다. 특히 관리인력면에서도 코웨이 '코디(1만3500명)'에 밀려 렌탈시장의 특성상 시장확대가 쉽지 않다.
이에 생활가전업계 관계자는 "전체 생활가전 시장 1위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LG전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안되는 정수기 같은 것은 과감하게 접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정수기 내수 시장 규모는 1조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지만 기존 터줏대감인 코웨이 등을 넘어서긴 힘들 것"이라며 "정수기 시장은 제품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렌탈이라는 특수한 유통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 정수기 사업과 관련해 지목현 메리트종금증권 연구원은 "TV와 스마트폰을 제외하고 다른 제품의 실적이 너무 낮아 별도로 분석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