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담판…'벽창호' 대화
문재인 "도의회 뒤에 숨지 마라"…홍준표 "올거면 대안 갖고 왔어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홍준표 경남지사와의 무상급식 담판은 '벽창호'들의 대화로 끝이 났다.
문 대표는 18일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중단과 관련해 홍준표 지사를 찾아 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양측의 강경한 태도로 양측의 의견차는 좁히는데 실패했다. 문 대표는 회담을 마치고 나와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줄 알았다"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홍 지사도 "저도 마찬가지"라고 받아쳤다.
애초 새정치연합은 민생 문제에 있어 여당 단체장도 적극적으로 만나겠다는 '통합 의지'를 담아 일정을 기획했다.문 대표도 홍 지사를 만나 "무상급식에 대해 논쟁하러 온 것은 아니고, 아직도 해법의 여지가 없는 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온 것)"이라고 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무상급식 문제가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보니 이날 회담은 정면충돌 양상으로 흘렀다.
이 자리에서 문 대표는 "모든 아이들에게 급식을 주는 것은 의무교육의 하나로, 당연한 일이다. 의무급식이라고 표현해야 한다"며 "정치 논리 탓에 경남 아이들만 급식에서 차별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청과 해법을 논의하지도 않고서 그 돈을 다른 용도로 쓸 예정이라고 하는데, 지금이라도 서로 대화를 나눠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홍 지사는 "무상급식 중단이 아니라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정말 힘든 계층 아이들의 급식은 정부에서 해결하고 있으니, 우리 예산은 서민 자녀들 공부에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미 지난해 12월 5일 도의회에서 예산이 확정이 됐는데, 만나서 얘기하려면 그 전에 했어야 했다"고 반격했다.
논쟁이 평행선을 긋자 문 대표는 홍 지사를 향해 "도의회 뒤에 숨지마라. 해법이 없다면 저는 일어서서 가겠다"고 말하고, 홍 지사는 "(문 대표가) 여기 오실거면 대안을 갖고 왔어야 했다"고 하는 등 분위기는 점점 거칠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