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대형주·경기민감주 수혜 예상"
유럽중앙은행(ECB)이 9일(현지시간)부터 양적완화 확대 정책을 시행하면서 국내 증시에 어떤 훈풍을 몰고 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5일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9일부터 2016년 9월까지 월 600억 유로 규모의 자산매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16년 9월까지 매달 600억 유로(약 73조원)씩 총 1조1000억 유로(약 1400조원)의 자금이 시장에 풀린다. ECB의 양적완화는 경기를 부양하고,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그는 "양적완화로 당초 1%로 예상됐던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5%로 올라갈 것"이라며 "필요시 양적완화를 오는 2016년 9월 이후에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럽의 양적완화는 유럽 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 증대로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유럽에서 풀린 자금이 한국으로 들어와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특히 유럽계 자금의 국내 유입이 본격화할 경우 대형 수출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준호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자금유입 기대와 투자심리 개선으로 투자자들은 그동한 부진했던 대형주, 민감주, 수출주 등을 매집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정유, 화학, 조선, 건설 등 그동안 유럽 리스크로 낙폭이 과대했던 경기 민감업종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유동성 장세에서 주목할 부분은 유럽과 아시아 증시에 자금이 몰리며 이들 지역 주가가 미국보다 강세라는 점"이라면서 "이번 주에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수급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이에 따라 경기민감주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되고,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자동차와 반도체 관련주들이 그간 상대적 약세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없는 편이어서 주요 매수 타깃이 될 것"이라며 "경기민감주 중에서도 이들 대형주의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