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삼성·현대차·LG '주총 빅데이'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 개막되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오는 13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 포스코, 신세계 등 68개사가 대거 주총을 여는 것을 비롯해 이달 중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상장된 738개사가 주총을 열 예정이다. 앞서 LG유플러스 등 7개 상장사는 지난 3일과 6일에 주총을 치렀다.
특히 20일에는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LG, 롯데쇼핑, 효성 등 229개사, 27일엔 엔씨소프트 등 293개사가 주총을 소집할 예정이다.
올해 주총 최대 관전포인트는 ▲전자투표제 시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여부다.
우선 주총 시즌을 앞두고 전자투표제를 채택한 기업들이 대거 늘어났다. 지난 2010년 도입된 전자투표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79개사가 참여했을 뿐이었으나, 올해는 무려 181개사가 추가돼 총 260개사로 늘어났다. 올해 신한금융지주, 광주은행, 아시아나항공, 현대증권, SK증권, 교보증권 등이 새롭게 전자투표 도입 계약을 맺었다.
전문가들은 "전자투표제 실시로 소액주주들은 제 목소리를 내기가 한층 쉬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총회장까지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인터넷 전자투표시스템에 접속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킹 등 보안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고, 참여과정 등이 복잡해 자칫 주주 참여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올해 주총시즌에서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여부도 주목할만한 대상이다. 국민연금은 이번 주총을 앞두고 투자한 기업별 의안을 분석하는 외부 자문기관을 선정하는 등 의결권 행사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연금이 주요 안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추진도 두 회사의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하면서 반대함으로써 합병이 무산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말 기준 기금 적립액이 325조원으로 이 중 17%인 55조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한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 투자액의 비중은 계속 증가해 시가총액 대비 7%에 육박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주총시즌에 경영권의 향방이 걸려 있는 곳도 적지 않다. 당장 엔씨소프트, 일동제약, 한국토지신탁, 신일산업 등에서 경영권 분쟁의 결말이 이번 주총에서 가늠 지어질 전망이다. 특히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는 상황에서 김 대표의 재신임 여부가 관심사다. 김 대표(9.9%)보다 많은 엔씨소프트 지분을 보유한 넥슨(15%)은 지난달 지분보유 목적에서 경영 참여를 분명히 했고 이사선임 등 내용이 담긴 주주제안서를 엔씨소프트에 전달한 상태다. 일동제약도 2대 주주인 녹십자가 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발송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오는 20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녹십자가 제안한 사외이사와 감사 선임 건에 대한 표 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