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기업' 팬택 기사회생 길 열려
원밸류에셋 매각 초읽기
지난해 새 주인은 찾지 못해 벼랑끝에 몰렸던 팬택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벤처 성공신화의 대표 기업 팬택이 두 번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본입찰 유찰 등의 험난한 여정을 거친 끝에 새 주인을 맞는다.
법정관리 중인 팬택의 새 주인은 금주 내 확정될 예정이다. 새 주인은 미국계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가 구성한 컨소시엄으로 매각 방식은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법원 파산부는 이르면 이날 또는 24일 팬택과 원밸류의 계약을 공식 허가한다는 계획이다. 계약 형태는 원밸류 측이 앞서 요구한 수의계약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을 허가되자 마자 원밸류는 팬택과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원밸류가 제시한 인수가격은 1000억여원 규모이며, 향후 3년간 임직원의 고용 보장과 함께 휴직 중인 임직원도 모두 복귀시키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단순히 새 주인을 맞이하는 것을 넘어 팬택이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현재 원밸류가 중국 최대 온라인기업인 알리바바 계열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상태다.
결국 샤오미가 자국에서 소매 유통망이나 제3의 판매자를 두지 않고 온라인 판매만으로 시장을 잠식했던 것처럼 알리바바의 유통망을 활용해 팬택 브랜드와 제품 기술을 내세운다면 충분히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원밸류는 지난 13일 "팬택 인수 후 중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알리바바 자회사인 티몰(T몰) 등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시 이르면 오는 4월쯤 팬택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매출과 연결되려면 상당 시간 소요될 전망이다.
팬택은 1500여 명에 이르는 직원 중 절반이 유급 휴직 중이고 생산 공장도 멈춘 상태다. 때문에 원밸류와 순조롭게 매각이 진행되더라도 올 3분기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팬택이 '비운의 기업' 꼬릿표를 떼고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