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초회보험료 17% 이상 성장 빅3 위협
방카룰 유예 만료 대비와 저축성 비중 줄여야
출범 4년 만에 생명보험업계 빅4로 자리잡은 NH농협생명이 처음으로 수장을 교체한다. 3번 연임한 나동민 사장에 이어 김용복 전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하지만 2017년 만료되는 방카룰 등 앞으로의 길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나동민 농협생명 사장은 오는 3월 1일 임기가 만료된다.
나 사장은 지난 2012년 3월 농협생명의 초대 사장으로 선임된 후 회사의 급성장을 견인했다.
생명보험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출범 첫해 1188억원에 불과하던 당기순이익은 매년 15%가량 성장해 지난해에는 15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월납초회보험료는 매년 17% 이상 성장한 1293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도 9.6%를 기록, 출범 초기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농협생명은 이 같은 성장세로 지난해 생보업계의 인력감축과 점포 통폐합 흐름 속에서도 설계사를 확충하고 점포를 늘렸다.
교보·한화·삼성생명 등 빅3는 지난해 11월 기준 본부·지점·영업소 등 점포수는 2159개로 지난 2012년 말보다 13.5% 감소했다. 이 기간 이들 빅3의 소속설계사도 15.42% 감소했다. 반면 농협생명은 이 기간 점포수와 설계사가 각각 61%, 33% 증가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농협생명의 이 같은 성장에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방카룰 유예기간이 2017년 만료되고 소속 설계사 수도 아직 부족하다는 것.
농협생명은 출범 당시 한 은행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도록 하는 규제(방카룰)를 2017년 3월까지 유예받았다. 이후 농협생명은 5700여개의 지역단위 점포를 활용해 급격히 팽창할 수 있었다.
방카슈랑스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11월 현재 농협생명의 초회보험료 중 방카슈랑스의 비중은 95.14%에 달한다. 반면 설계사를 통한 초회보험료는 3%에 불과하다.
보유계약 중 저축성보험의 비중도 빅3보다 높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자산규모를 키울 수 있지만 최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아 역마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기준 농협생명이 보유한 저축성보험 비중은 54.4%로 삼성(21.4%)·한화(24.4%)·교보(21.6%)생명보다 두 배가량 높다.
전속 설계사 숫자도 아직 빅3보다 크게 부족하다. 농협생명의 전속설계사 수는 2590명으로, 삼성(3만441명)·한화(2만2843명)·교보(1만9719명)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농협생명이 방카룰 유예를 이용해 성공적인 시장안착을 했지만 저축성위주의 상품 포트폴리오와 설계사 교육 등 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김용복 내정자가 앞으로 회사의 약점을 보완할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