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일회성 순익에 그쳐…저금리 리스크와 자보 손해율 급증 악재
국내 보험업계가 지난해 두 자릿수 이상의 당기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일회성 이익분을 제하면 증가율이 높지 않은데다, 저금리 등 저성장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의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16.9% 증가한 5억6321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생명보험사의 당기순익은 3조2616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5.7% 증가했다. 손해보험사도 18.5% 증가한 2조4887억의 순익을 보였다.
보험사의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각각 전년 대비 0.03%p, 0.53%p 상승해 수익성도 개선됐다.
하지만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순익 상당부분이 유가증권처분이익과 과징금 환급, 부동산 등 일회성 이익이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물산 주식처분으로 4768억원,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환급 1286억원 등 일회성 이익이 전체 순익(1조3610)의 45%에 달한다. 1644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 창사 최대 순익을 본 동양생명의 경우 판교 등에서 700억원 대의 부동산 일회성 순익이 발생했다.
일회성 이익이 무관한 보험사의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3% 증가에 그친 179조5000억원이었다. 생보사는 1.9%, 손보사는 4.9% 증가에 불과했다.
생보사의 저축성보험은 전년 대비 5.8% 감소한 44조84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퇴직연금이 전년 대비 37% 증가하는 등 특별계정의 수입보험료 크게 증가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불거진 미지급 재해자살사망보험금 행정소송에서 생보사가 패소할 경우 일회성 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 이와 관련 소비자 피해 규모는 2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삼성·ING생명 등이 현재 충당부채를 적립하고 있지만 추가소송이 불가피한 만큼 손실 규모가 커질 수도 있는 것.
손보사는 장기손해보험이 전년 대비 5.2% 증가한 47조8296억원을 기록했지만 일반손해보험은 0.8% 상승에 그쳤다.
특히 손보사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이하 자보)의 손해율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주요 손보사의 자보 손해율은 대부분 100%를 넘었다. 손보협회와 각사 자료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자보 손해율은 98.3%를 기록했다. 이밖에 현대해상(104%), 동부화재(99.9%), LIG손해보험(105.1%), 메리츠화재(110.8), 한화손해보험(108.9%)을 보였다. 자보의 적정 손해율은 77% 안팎으로 이보다 높으면 손보사가 벌어들인 돈보다 지출해야하는 금액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지난해 순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저금리기조 유지와 자보 손해율 급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해 삼성''한화''교보 등 생보사의 구조조정에 이어 올해는 손보사의 구조조정과 매각이 이슈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