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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필름리뷰-갓 헬프 더 걸] 찬란하게 빛났던 청춘을 위한 송가

영화 '갓 헬프 더 걸'./찬란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의 밴드 벨 앤 세바스찬을 알게 된 것은 지난 1998년 한 음악 잡지를 통해서였다. 부드럽고 잔잔한 포크 선율에 담긴 "내 앞에서 사라져줘, 난 죽어가고 있으니까"라는 자조적이고 냉소적인 가사에는 자신만의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는 방구석 소년소녀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힘이 있었다.

영화 '갓 헬프 더 걸'은 벨 앤 세바스찬의 리더인 스튜어트 머독이 2009년에 발표한 동명의 프로젝트 음반에서 시작됐다. 음반을 만들면서 구상한 시나리오는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인 킥스타터를 통해 모은 제작비로 마침내 한 편의 영화가 됐다. '벨 앤 세바스찬'이 대학에서 들은 뮤직 비즈니스 수업의 프로젝트로 시작돼 진짜 밴드가 된 것처럼 '갓 헬프 더 걸' 또한 우연 같은 필연으로 완성된 영화다.

영화 '갓 헬프 더 걸'./찬란



영화의 주인공인 이브(에밀리 브라우닝)와 제임스(올리 알렉산더), 캐시(한나 머레이)는 몸은 다 자랐지만 여전히 어른이 되지 못한 벨 앤 세바스찬 노래에 나올 법한 인물들이다. 거식증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지만 자유를 꿈꾸는 이브, 노래를 만들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캐시, 그리고 밴드를 꾸려 멋진 팝 음반을 만들고 싶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제임스가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밴드를 만들어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이 줄거리다.

초창기 벨 앤 세바스찬의 음악처럼 '갓 헬프 더 걸'도 아마추어리즘이 물씬 묻어난다. 빈티지한 의상과 음악, 엉뚱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그리고 글래스고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데 담은 영화는 한 마디로 '힙(세련되고 현대적이라는 뜻)'하다. 세 주연 배우가 직접 부르고 추는 노래와 춤은 영화를 더욱 사랑스럽고 귀엽게 만든다. 하지만 영화의 감성적인 외피에 비해 내용적인 면은 다소 빈약하다. 몇 편의 뮤직비디오를 묶어 놓은 듯한 느낌도 든다.

영화 '갓 헬프 더 걸'./찬란



각자 나름의 부족함을 지닌 소년소녀들이 만든 밴드는 마침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다. 그렇게 청춘의 여름은 찬란한 빛과 함께 지나간다. 누군가 세상과 마주할 용기를 얻을 때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찬란한 순간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임을 느끼며 자신만의 세상으로 다시 발길을 옮긴다.

마냥 사랑스럽기만 하던 영화는 그렇게 현실의 한 부분을 건드리며 막을 내린다. 그 엔딩이 아름다운 멜로디 속에서도 세상에 대한 냉소를 포기하지 않던 벨 앤 세바스찬의 음악을 고스란히 닮았다. '갓 헬프 더 걸'을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벨 앤 세바스찬의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은 적 있다면 사랑해 마지않을 수 없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2월 1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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