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블록딜 추진을 공정거래법 해소 때문으로 해석하면서 현대글로비스의 가치가 재평가됐다.
지난 6일 현대차그룹 정 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가 이뤄졌다.
이날 증권업계는 지난 1월 추진된 블록딜과 달리 이번 블록딜 시도와 성공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려는 것으로 보았다.
박세진 BS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 블록딜이 지난 1월 최초 매각 추진 때와 동일한 지분으로 빠른 시간에 재매각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일단 지배구조 개편보다는 공정거래법 준수의 의미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 블록딜로 인한 매각 차익으로는 매각 차익으로는 정 회장 부자가 의미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있다
정 회장 부자가 확보하게 되는 현금은 1조1천억원가량인데, 이를 통한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는 4%도 되지 않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에 증권업계는 지배구조 개편 이슈보다 현대글로비스 자체의 펀더멘탈(기초여건)에 더 관심을 쏟게 됐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가 자동차 업종 내 가장 안정적인 실적흐름, 투자확대에 따른 모듈부문의 장기 성장 전망, 금융부문의 적자폭 축소 등 본질적인 펀더멘털 개선 요인이 돋보인다"며 현대글로비스를 업종 Top Pick 종목으로 꼽았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현대글로비스의 실적과 향후 성장 전망에 비추어볼 때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증권 전문가들의 시각 변화에 주가도 움직였다.
현대글로비스가 상승 전환한 것이다.
6일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1만4000원(5.91%) 상승한 25만1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추진된 블록딜 무산 직후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멈췄다.
반면 그간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로 부각돼 오름세를 탔던 현대모비스는 전일 대비 1만1000원(4.34%) 하락한 24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번 블록딜 성사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과 연관됐을 거란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정 부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확보하려면 최종적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획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향후 지배구조에 관한 대주주의 행동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하며 "불확실한 지배구조 이슈보다는 기업 펀더멘탈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