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 어닝쇼크를 극복하고 4분기 '영업익 5조'에 복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5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잠정실적)을 올렸다고 8일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4조600억원)보다 28.08% 증가한 실적으로 시장예상치를 웃돌면서 3분기 실적을 털어낸 모습이다. 이는 반도체 호황과 연말 완제품 성수기를 발판 삼아 반등세로 돌아선 것이다.
◆ 반도체 5조원 회복 이끌어
삼성전자의 반승세를 이끌어낸 사업 부문은 반도체(DS)의 선전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부문에서만 2조 6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2조 2600억원에 비해서는 15% 가량 늘어난 규모다. 사실상 반도체가 4분기 영업이익의 절반이상을 도맡으면서 이번 실적을 이끌어낸 것이다.
반도체 사업은 올해도 삼성전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3년 세계 최초로 대용량 DDR4 D램 양산에 성공했다.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D램 시장은 DDR3에서 DDR4로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시장점유율 42.3%(2014년 3·4분기 기준)보다 훨씬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스마트폰 인도시장 중심으로 반격
4분기 실적반등에는 스마트폰 사업(IM부분)의 성장도 한 몫 했다. 갤럭시S 시리즈 및 노트4와 엣지 등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집중됐다.
대종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IM부문의 출하량은 오히려 전분기보다 줄었으나 비용 통제로 이익이 개선된 부분이 있고 환율의 영향이 있었다"며 "갤럭시 노트4 등 고가 제품도 실적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상대적으로 마진이 큰 노트4 같은 프리미엄급 제품 판매 비중은 늘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세계 3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성장한 인도를 잡기위해 타이젠폰을 전면에 내세웠고, 갤럭시 A시리즈로 중국 시장을 동시 공략하고 있다. 특히 100달러 안팎의 가격을 내세워 인도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IM부문의 지출이 시장 예상보다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판매 증가보다 비용 삭감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본격적인 실적 반전이 이뤄질지 여부는 당분간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점은 분명히 탈출했으나 IM부문이 예전 같은 성장세를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에서 샤오미 뿐 아니라 '제2의 샤오미'까지 등장하는 환경이라 올해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