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IT·전자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시기를 보냈다.
전자산업은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기업간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며 생존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한때 벤처 성공신화로 꼽히던 기업 중에는 살아남지 못하고 무너지는 곳도 있었다. 이동통신사로 대표되는 IT산업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반면 모바일 SNS 이용자 급증에 따라 다양한 이슈가 발생했다. 이에 올 한해 각 산업 분야별 주목받은 내용을 정리해 본다. 양성운·이재영·장윤희·정혜인 기자
▲디스플레이 세대교체…PDP 지고 LCD·OLED로
삼성과 LG가 PDP 사업을 공식적으로 정리하고 LCD와 OLED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전 세계 TV 시장에서 PDP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2% 미만으로 시장 자체가 존폐 갈림길에 놓여 있다. 현재 세계 TV 시장을 리드하는 디스플레이는 LCD로 커브드·플렉서블·UHD 등 다양한 제품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 받고 있는 OLED는 수율이 개선돼 패널 원가가 떨어지면서 대중화에 한발 다가섰다.
▲모뉴엘·팬택 '벤처 신화' 무너지나
'벤처 신화'를 일궈낸 두 중견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해 충격을 줬다. 매출액 1조를 넘겼던 모뉴엘은 분식회계·위장수출·로비 등으로 6000억이 넘는 금액을 은행권으로부터 대출 받아 초대형 사기극 논란을 일으켰으며 이달 초 파산 선고를 받았다. 지난달 1차 매각 입찰이 유찰된 팬택은 현재 '반값 스마트폰'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2차 매각을 재추진해 회생을 노리고 있다.
▲ LG전자 G3 놀라운 효과
LG전자가 올해 'G3'로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5월 출시된 G3는 LG전자의 혁신성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시장에서 질주했다. 지난 3분기에는 2010년 이후 5년 만에 LG의 분기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효자상품으로 부상한 G3는 출시 만 1년이 되기 전에 1000만대 판매, 일명 텐밀리언셀러 등극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 잇따른 악재에 한숨
올해 3월 KT의 홈페이지 해킹으로 980만명의 가입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검찰은 KT가 해킹방지에 최선을 다했으며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된 고의성은 없다고 판단,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SK텔레콤은 3월 20일 오후 6시께 통신장애를 일으켜 6시간 가량 음성 통화 및 데이터 송수신에 불편을 겪었다. 당시 하성민 전 SK텔레콤 사장은 발빠른 사과와 함께 피해보상에 나섰다. 또 이통3사는 '불법 보조금' 논란으로 3월부터 5월까지 순차적으로 각각 45일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단통법 본격 시행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지난 10월 1일 본격 시행됐다. 시행 초기 보조금이 줄어 시장 침체 상황이 이어졌고, 불법 보조금 행위마저 다시 발생하면서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선 단통법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법 시행 2달여가 지나면서 제조사의 출고가 인하 및 이통사의 지원금 확대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정치권이나 시민단체에선 이 법의 개정 및 폐지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LG 유플러스 사상 첫 아이폰 도입
10월 31일 '아이폰6'가 국내 시장에 출시되면서 또다시 붐을 일으켰다. 특히 이번엔 LG유플러스가 사상 처음으로 아이폰을 도입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반면 이통3사간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아이폰6 대란'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발생했다. 방통위는 단통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아이폰6 대란을 일으킨 이통3사에 과징금 각 8억원, 22개 유통점에 각 100만~1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 'IT 공룡' 다음카카오 출범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톡으로 급성장한 카카오가 10월 1일 다음카카오로 출범했다. 원조 포털과 모바일 공룡의 전략적 합병인 셈이다. 시가총액 10조원대로 코스닥 최대 기업으로 발돋움한 다음카카오는 최세훈·이석우 공동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을 지향하는 다음카카오는 내년에 대대적인 모바일 사업 확장에 나선다.
▲ 사이버 검열 논란과 텔레그램
업계 1위 카카오톡이 검찰에 용의자 대화 내역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신변에 불안을 느낀 이용자들은 카카오톡을 탈퇴하고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갈아탔다. 결국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 대표는 대이용자 사과와 함께 '검찰 수사 불응' 입장을 밝혀 현행법 거부 파문을 일으켰다. 사이버 검열 진통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