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이 저금리 지속으로 인한 자금운용에 애로를 겪은데다 올 초 정보유출 사태에 따른 텔레마케팅(TM) 영업 악화로 온라인 보험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온라인 쟁탈전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
7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생보사 총 온라인채널 초회보험료는 17억6700만원으로 지난해 1~3분기(4~12월)보다 106% 성장했다. 반면 이 기간 대면 채널의 초회보험료는 9조1553억6700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7% 늘어나는데 그쳤다.
초회보험료 부분에서 온라인채널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증가해 지난 2012년 말보다 3배 가량 높아졌다.
현재 온라인보험을 판매하거나 준비 중인 업체는 총 11개사로 2년 전(5개사)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들 업체는 KDB·교보라이프플래닛·삼성·한화·알리안츠·현대라이프·하나·신한·미래에셋·IBK연금·라이나생명 등이다.
하나생명은 지난 2일 온라인보험 브랜드인 '하나 i Life'를 공식 출범하고 온라인에 익숙한 3040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페이스북, 블로그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라이프는 지난 9월 보험상품 전용 온라인쇼핑몰 '현대라이프 ZERO 단기보험 선불권몰'을 개설했다. 알리안츠생명도 내부 시스템이 구축되는 대로 온라인 채널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에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 첫 온라인 전업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2년차를 맞는 내년부터 마케팅을 강화를 선언했다. 출범 2년 만에 누적 수입보험료 100억원 눈앞에 두고 있는 KDB다이렉트보험도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생보업계에서는 온라인생보 시장 성장의 주 요인으로 저렴한 가격과 완전판매율이 높은 것을 꼽고 있다.
온라인보험의 경우 설계사 없이 본인이 직접 확인하고 가입하는 만큼 계약 수수료나 점포운영비가 절감돼 동일한 보장의 오프라인 보험 대비 20~30% 정도 가격이 저렴하다. 타 가입 채널보다 중도에 해지하는 비율이 적고 민원발생도 타 채널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경우 가입 후 1년 이상인 13회차 계약유지율은 94%로 올해 상반기 업계 평균인 82.7%를 상회했다.
KDB다이렉트도 가입 후 2년 이상 보험계약을 유지한 25회차 유지율은 업계 평균보다 20%p 높은 88%를 기록하고 있다. 이 두 업체는 현재까지 민원발생 건수가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불황으로 생보사들이 채널 다변화를 꾀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온라인보험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온라인시장 선점을 위한 각사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온라인 생보시장의 경우 현재까지는 대면채널에 비해 영업비중이 미미한 상황으로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며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가 선행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