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정유주 실적 개선 기대감에 강세
중국이 2년4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국내 증시에 동반 호재로 작용했다. 국내 화학·정유주의 주가가 중국발 실적 개선 기대감에 특히 강세를 보였고 시행 2주째를 맞는 '후강퉁'을 중심으로 중국은 물론 한국에 대한 외국인 수급도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지난 21일 저녁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고 오는 22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7월 이후 첫 금리 인하 조치다.
중국 정부가 올 들어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왔는데도 자금경색 우려가 가시지 않자, 한발 더 나아가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월 이후 PBOC가 지급준비율 부분 인하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늘렸지만 부실자산 증가와 예금 감소, 기업 자금부담 지속 등으로 경기가 더 부진해질 위험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금시장뿐만 아니라 외환시장도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로 인한 수출 가격경쟁력 저하 우려와 함께 후강퉁 시행 등 단계적인 금융개방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조치가 국내 증시에도 훈풍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경제지표가 개선되거나 통화정책이 경기부양 쪽으로 돌아설 때 국내 시장에서도 외국인이 강한 매수세를 기록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중순 이후 국내 시장에서 2조원 이상 순매도한 외국인이 이번 조치에 따라 일시적으로 자금 유입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금리 인하는 자주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과거 2002년 2월, 2012년 6월과 7월 등 전례를 보면 중국이 금리를 내린 직후 일주일간 국내 자본재 업종의 수익률이 코스피를 웃돌았던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중국 경기민감주인 화학·정유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가 들썩였다. LG화학·롯데케미칼·SK이노베이션·한화케미칼·금호석유 등이 나란히 장중 4%대 강세를 보였다.
윤재성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지난 2012년 금리 인하 당시와 비교할 때 이들 업종의 재고 수준과 유가가 낮아서 지금이 좀 더 긍정적인 환경"이라며 "이번 금리 인하는 화학·정유 업체의 재고 비축와 실물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한층 커서 유가 반등과 화학제품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17일 첫 시행된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간 주식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짙은 관망 속에 후강퉁 시행 첫날 외에는 주문한도(일일거래한도 130억위안)가 소진되지 않았다"며 "금리 인하란 호재가 나왔으므로 앞으론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후강퉁 매매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