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은행에 이어 증권사들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의 수신금리를 재빨리 인하했으나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 10곳은 한은의 금리 인하 직후 모두 CMA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거나 내릴 예정이다.
이로써 증권사들의 CMA 금리는 지난 2009년 2월 이후 5년 8개월 만에 1%대로 내려왔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16일부터 octo CMA 머니마켓랩(MMW)형의 개인 고객 적용 금리를 기존 연 2.2454%에서 1.9954%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 금리는 연 2.15%에서 1.9%로 하향했다.
삼성증권도 같은 날 RP형 CMA 금리를 연 2.10%에서 1.85%로 0.25%포인트 내렸고 대우증권도 랩형 CMA 금리를 연 1.98%로 0.25%포인트 낮췄다.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도 한은의 금리 인하 직후인 지난 16일부터 CMA 지급 금리를 0.25%포인트 하향조정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 8월 0.25%포인트 낮춘 데 이어 이번에도 0.2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하고 적용날짜를 조율 중이다.
일부 증권사는 CMA 금리는 물론, 위탁자와 집합투자증권 투자자, 장내파생상품 거래의 예수금 적용 금리도 1.28%에서 1.03%로 0.25%포인트 내리는 등 수신금리를 대부분 낮췄다.
증권사들은 고객 자금을 회사채나 국공채 등에 투자하는데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수익률이 하락하므로 CMA 금리를 동반 하향한다.
그러나 증권사가 신용융자에 적용하는 대출금리 인하 계획에 대해서는 모두 검토 중이라고만 밝혀 발빠른 CMA 금리 인하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나 증권금융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사며 나중에 주식을 팔아 빌린 자금을 갚는 신용거래를 말한다.
증권사들은 신용융자의 대출금리에 대해 기간에 따라 1∼15일은 5.0∼12.0%, 180일 초과는 8.5∼13%로 CMA 금리와 비교하면 4∼6배에 달하는 고금리를 적용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은행처럼 예금 자금을 대출로 운용하는 것이 아닌 만큼, 수신금리과 여신금리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금융소비자단체 측에서는 증권사들이 수신금리를 빨리 낮추고 여신금리 인하는 지연하면서 그로 인한 수익을 추구한다며 소비자 부담을 가중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