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둔화 우려에 국내외 금융시장의 공포지수가 일제히 급등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등지의 증시 변동성지수가 일제히 1~2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시의 대표 지표인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15일 26.25로 지난 2012년 6월 이후 최고치(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올 들어 7월 10.32의 저점과 비교하면 2배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 변동성지수도 16일 2년 3개월 만의 최고치인 31.52로 치솟았다. 올해 6월 초 저점 12.71의 2.5배에 달한다.
일본 닛케이 변동성지수도 17일 30.07로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국내 증시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17일 18.65로 상승하며 지난해 6월 26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저점 9.74과 비교하면 2배가량 높은 수치다.
소위 '공포지수'로 불리는 내재 변동성지수는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몇 개월 내 지수의 변동을 예측한다. 시장의 불안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인식된다.
최근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지난해 6월 '버냉키 쇼크'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자 글로벌 증시는 유동성 종료 우려에 크게 출렁였다.
미 VIX는 20.49로 최고점을 찍었고 유로스톡스 변동성지수는 25.30,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21.58까지 상승했다.
증시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의 공포지수도 크게 올랐다.
도이치은행이 미국 달러·일본 엔·유로·스위스 프랑 등 9개 환율의 3개월 내재 변동성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환율변동성지수(CVIX)는 15일 7.81로 올해 2월 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요 7개국(G7) 통화의 내재 변동성을 보여주는 JP모건 G7 변동성지수(VXY) 역시 8.05로 2월 6일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
내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미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다가 최근 세계 경기둔화 우려에 진정되자 외환시장의 변동폭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