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 다음달 10개 종목 첫 출범…"ETF와 쌍벽 이룰까"
대우·우리투자·삼성·한국투자·현대증권·신한투자등 9곳 참여
개인투자자가 구글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해외 우량 대형주에 손쉽게 투자하고 1만~2만원의 소액으로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효과를 노리는 상장지수증권(ETN)이 다음달 출범을 앞뒀다.
현재 18조원에 달하는 시장으로 성장한 상장지수펀드(ETF)와 함께 장내 시장의 양 날개짓을 펼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거래소는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11월 17일 해외 원자재 기업 1곳을 포함한 10개 종목을 시작으로 ETN 시장을 개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TN은 기초지수 변동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증권회사가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수익 구조상 ETF와 유사하지만 만기가 있는 점이 다르다.
ETN은 3년, 10년 등 지수 수익률을 보장하는 투자기간이 있으므로 만기 도래 환매시 배당소득세를 부담한다.
만기 전 장내 매도해야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ETF와 달리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므로 자기자본 요건 등을 충족한 증권사에만 허용된다.
현재 ETN 발행자 요건은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신용등급 AA- 이상, 영업용순자본비율(NCR) 200% 이상인 증권사다.
이를 충족하는 대형 증권사 9곳 가운데 대우·우리투자·삼성·한국투자·현대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시장 개장과 함께 참여한다. 미래에셋·대신·하나대투증권은 내년 참여할 전망이다.
이들 증권사의 총 자기자본(24조원) 50%까지 발행이 허용되므로 최대 시장 규모는 12조원이다.
증권사 파산 리스크는 실시간 공시를 통해 최대한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예정이다. 국고채 등 발행사 신용등급을 초과한 투자대상으로 ETN을 구성할 수 없다.
운용상 제약이 많은 ETF와 달리, ETN은 지수화할 수 있는 기초자산이라면 자율적인 운용을 할 수 있어 상품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또 수익 구조상 헤지 기능을 활용하므로 대형 투자은행(IB)들이 그동안 시도했지만 지지부진했던 헤지펀드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상장 심사기간도 ETF(45일)의 3분의 1인 15일로 줄여 자산운용의 자율성을 높였다.
재테크 상품으로서 ETN의 가장 큰 강점은 기초지수 구성종목 수가 5종목 이상으로 완화된 점이다. 현행 ETF는 10종목 이상이다.
이용국 유가증권시장본부 증권상품시장부서장은 "해외 우량종목 5개만 있어도 지수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글로벌 IT기업인 구글과 알리바바를 지수화한다면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수단을 제공할 여지가 생긴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커버드콜·풋·롱숏·섹터순환 등 헤지펀드에서 구사하는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ETN 상품들이 상장하면 개인투자자들은 소액으로 다양한 수익 창출 기회를 얻게 된다.
먼저 ▲전략지수 ▲혼합지수 ▲바스켓지수 ▲해외주가지수 ▲채권지수 ETN 등을 선보이고 추후 ▲변동성지수 ▲MLP(에너지 관련 인프라 투자) ▲원자재 ▲ETF 기초자산 ETN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수년째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ETN의 투자 매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풋옵션 전략지수 ETN의 경우, 박스권에서 월 지수 등락폭이 5% 이내더라도 이를 초과하는 수익구조가 가능하다.
이 부서장은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아 더 많은 재테크 수단이 필요하다는 고민이 증대됐다"며 "ETF 시장과 별도로 ETN 시장을 개설하는 이유"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