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허리띠 졸라맨 증권사, '서광' 비추나?…'채권'효자덕에 3분기 순익 개선
올해 3분기 증권업계는 수년간 업황 침체로 거센 구조조정을 단행한 효과를 일부 거둘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운용 실적이 호조를 보인 영향도 작용했다.
6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의 기관이 올해 3분기 추정치를 내놓은 증권사는 이날 현재 총 6개다.
올 3분기 순이익(연결기준) 추정치를 보면 KDB대우증권이 353억6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하고 우리투자증권 351억7100만원(174.73%), 한국금융지주 478억9000만원(37.28%), 미래에셋증권 429억5100만원(0.29%) 등이다.
삼성증권의 순익도 1년 전 대비 708.56% 급증하고 키움증권만 173억2800만원으로 9.53% 감소할 전망이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순익 지표에 청신호가 켜졌다. 수년간 수익 저하를 겪으며 희망퇴직, 지점 통·폐합 등의 비용 감축 노력을 기울인 결과가 반영됐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분기 희망퇴직에 따른 판관비가 각각 465억원, 654억원 반영되면서 적자로 돌아섰지만 3분기에는 구조조정 부담을 털어내면서 기저효과가 더 커질 전망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이에 더해 지난 7월 삼성자산운용 매각으로 인한 처분익 1200억원(세후기준)까지 순익에 반영되는 점이 기대요인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수익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비용감축 노력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영업익(연결기준) 추정치는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각각 624억3300만원, 508억8000만원으로 2분기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도 229억5000만원으로 5.81% 늘어날 전망이다.
이 기간 영업익이 줄어드는 곳은 KDB대우증권 504억7100만원(-21.49%)과 한국금융지주 688억5000만원(-12.68%), 미래에셋증권 495억3400만원(-5.11%) 등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채권보유액을 늘린 대형 증권사들에 화색이 돌았다.
국내 주요 증권사 15곳의 채권보유금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05조원에 육박했다. 우리투자증권이 14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DB대우증권(14조5000억원), 한국투자증권(12조2000억원), 삼성증권(11조8000억원), 미래에셋증권(9조3000억원) 등의 순이었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증권사의 보유 채권 평가이익이 상승하면서 수익 개선을 이끈다.
또 증시 거래대금이 바닥을 치고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브로커리지 쪽 수익이 회복의 물꼬를 튼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대표적인 브로커리지 중심의 키움증권 3분기 영업익이 전 분기보다 늘어난 점이 브로커리지 개선을 잘 보여준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실제 하루평균거래대금이 지난 7월 6조원으로 회복한 뒤 8월 6조3000억원, 9월 6조40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신용융자 잔고도 5조3000억원으로 지난 2011년 8월 이후 최고치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증권업종의 추가 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주식 거래대금이 1년 전보다 13% 늘었고 전 분기 대비로도 17% 늘어나는 등 브로커리지 부문은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사 실적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세적인 개선 국면에 들어가려면 수익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비용 절감과 채권운용 수익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결국 향후 시중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리테일·법인 부문 실적이 완연히 되살아나지 않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