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또다시 분쟁에 휘말렸다.
삼성전자는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4'에서 일어난 세탁기 파손 사건과 관련해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조성진 사장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고 14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매장 CCTV를 통해 조 사장이 직접 세탁기를 파손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LG 생활가전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조 사장이 관련된 만큼 LG전자도 적극적인 대응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조 사장은 LG전자 세탁기를 세계 1등으로 만든 주역으로 2012년 말 공고 출신으로는 처음 LG 가전사업의 수장이 돼 화제를 모았다. LG 가전 광고 모델로도 활약했다.
국내 전자업계 라이벌인 양사 간의 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는 냉장고 용량과 디스플레이 특허를 놓고 전면전을 벌였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양사가 법원의 권고를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됐다. 지난해 3월에는 에어컨 시장점유율을 놓고 설전이 오가며 갈등이 표면화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시장조사기관의 통계자료를 근거로 '국내 가정용 에어컨 시장점유율 1위'라는 TV 광고를 내보내자, LG전자가 한국방송협회에 이의를 제기하고 통계자료의 신뢰도를 문제 삼으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 분쟁은 더 확대되진 않았다.
디스플레이 분쟁은 2012년 5월 검찰이 삼성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LG디스플레이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LG 임직원 등 11명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표면화됐다.
그 직후 삼성디스플레이가 손해배상 청구 등으로 책임을 묻고 나서자, LG디스플레이가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사태가 악화되자 정부까지 나서 중재를 했다.
양측은 6개월간의 협상 끝에 지난해 9월 상호 제기한 모든 소송을 취하함으로써 오랜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또다시 불거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분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