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머니, 코스피 끌어 올릴까
4주 연속 대규모 자금 유입…북유럽 연기금 주목
전 세계 투자자금이 아시아 시장에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자금이 한국 증시에 유입돼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Asia ex Japan) 펀드로 4주 연속 대규모 자금이 들어왔다.
이 펀드 내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6.25%로 중국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 유럽계 펀드 자금의 이동이 두드러졌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펀드로 분류·집계되는 펀드 111개 중 92개(82.88%)를 유럽계 펀드가 차지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의 경기가 침체 조짐을 보이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유럽계 자금이 아시아 신흥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장세에서 시장의 변곡점마다 발빠른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스마트머니가 아시아에 눈을 돌리기 시작해 눈길을 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연기금 운용의 역사가 긴 북유럽 기관 자금의 아시아 유입이 두드러졌다.
세계 3위 연기금인 네덜란드 연금은 2011년 25.4%였던 선진국 투자비중을 올해 상반기 28%로 수년에 걸쳐 천천히 늘린 반면, 신흥국 주식은 올 들어서만 7.7%에서 8.5%로 급격히 늘렸다.
북해 석유 수입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경우 2012년 말 이후 주식자산에서 선진국 비중이 9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으나 올해 상반기 말에 89.9%로 떨어졌다. 반면 신흥국 비중은 1년새 10%를 넘어섰다.
신흥국 중에서도 브라질, 러시아의 비중이 줄고 중국, 대만, 인도 등 아시아 국가의 비중을 크게 늘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아시아 시장이 떠오르면서 한국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기관투자자가 아시아 시장의 저평가 매력과 경제성장 기대감 등에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신흥국 주식 보유 상위 5개국에 한국이 들어가지 않아 정확한 투자 비중을 알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최근 국가별로 한국 주식을 매수하는 패턴을 볼 때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4분기 이후 글로벌 자금 유출입 추세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10월 전후로 취약자산군의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취약자산으로 분류되는 중남미, 동유럽와 그렇지 않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간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