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강세' 코스피, 하반기 2200선 오를까. 한국 증시가 '박스피'의 오명을 벗어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새 경제팀이 41조원의 대규모 자금을 시중에 푸는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하자 국내 증시가 연일 상승 랠리다. 코스피지수는 3년 만에 2060선까지 탈환했다.
2000선에서 번번이 발목 잡히던 지수가 이번에는 2011년 5월 2일 기록한 사상최고치 2228.96까지 돌파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2061.97의 종가로 거래를 마감했다. 연 사흘째 오른 것이다. 이날 장중 2065.96까지 상승해 종가 기준으로는 2011년 8월3일 2066.26 이후, 장중 고점 기준으로는 2011년 8월4일 2071.03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자산운용사 최고운용책임자(CIO) 등은 잇따라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코스피의 박스권 밴드 자체가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2기 경제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내수 부양, 금리 인하 기조가 전반적으로 모두 국내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재료라는 것이다.
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CIO는 "특히 새 경제팀의 배당 확대정책은 분명 한국 증시를 재평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코스피 박스권 밴드 예상치를 종전 1900~2000선에서 1950~2100선으로 올려잡았다.
최광욱 CIO는 "다만 코스피지수가 추세적 상승으로 갈려면 기업의 실적이 늘어나야 하는데 이는 요원한 측면이 있다"며 "일단 박스권 상단은 2100선 정도에서 천장에 부딪힐 것"이라고 봤다.
오준규 토러스투자자문 주식운용부장은 "이달 들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지난 달까지 코스피가 2000선을 넘더라도 사흘 연속 유지하진 못했는데 7월부터는 펀드 환매물량이 크게 줄면서 2000선에서 상당히 버티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까지 기업의 이익 흐름을 지켜봐야겠지만 실적 개선이 수반된다면 의외로 지수가 2200선을 넘는 등 많이 갈 수 있다고 본다"며 "그렇지 않더라도 코스피 예상 밴드치는 종전에 비해 상하단치가 100포인트씩 올라간 2100~2150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안정화 정책 증시에 우호적
코스피가 2000선을 저점으로 추가 상승하리란 입장이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전략투자팀장은 "코스피 박스권이 1920~2080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국내 상장사의 기업 이익이 3분기를 정점으로 4분기 주춤할 전망인 상황에서 향후 기업 실적이 적극적으로 개선된다는 증거가 나타나지 않으면 현 주가수익비율(PER)의 정당성이 도전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경제팀의 환율 정책도 사실상 개입을 통한 안정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경기부담을 완화해 국내 증시에서 우호적일 전망이다.
오 운용부장은 "원·달러 환율이 1000원 부근까지 내려갔다가 강하게 반등했다"며 "이게 기폭제가 돼서 외국인도 이를 많이 바라보면서 한국 시장을 산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윤영교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새 경제팀이 내놓은 정책 내용을 보면 환율을 현 수준보다 낮게는 가져가지 않겠다는 의도가 보인다"며 "하반기 환율은 상반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을 찾으면서 완만하게 상승하는 등 적어도 2분기 나타난 극단적인 쏠림 현상을 당국이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공은 한국은행으로 넘어갔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윤정선 KDB대우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 책임연구원은 "이번 정책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등 정책공조를 통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광혁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이번 정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으므로 8월 금리 인하와 9월 재정지출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그러나 적어도 유럽과 중국에 이어 한국 정부도 기나긴 침묵에서 깨어나기 시작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