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5월28일 서울대 교수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철저한 개혁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그런데 같은 대학의 한 교수가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에 불과하다. 개나 소나 내는 성명서를 자제해 달라"며 동참하지 않았고 이같은 사실이 동료 교수의 페이스북에서 전해졌다.
문제의 소식은 삽시간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퍼졌고 네티즌들은 "세월호 침몰 참사 자체도 공포스럽지만 저런 자가 서울대 교수라는 사실 자체가 공포다" "타인의 고통조차 공감하지 못하다니 정신병원에 가야할 듯"이라며 공분했다.
#.2 지난 19일 페이스북에는 감동의 눈물이 모여 강이 생겼다.
암에 걸린 10살짜리 개가 죽은 뒤 주인인 6세 꼬마가 했던 말이 SNS를 타고 전 세계에 퍼졌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수의사가 개의 짧은 수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이 어린이는 말했다.
"나는 이유를 알아요. 사람과 마찬가지로 개도 태어나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거나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을 알아요. 주인에게 줄 사랑을 다 줬으니까 오래 살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 글을 본 사람들은 "얼마 전 하늘나라에 간 개가 생각난다. 우리 개도 사랑을 가득 주고 갔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슬프지 않다" "6세 어린이가 날 울게 한다"와 같은 포스팅을 하면서 감동했다.
사람의 감정이 온라인으로 전염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답할 수 있게 하는 연구 논문이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려 SNS 세상이 술렁이고 있다.
30일 PNAS에 따르면 페이스북 데이터 사이언스 팀의 애덤 크레이머,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제이미 길로리, 코넬대 커뮤니케이션학부와 정보과학부의 제프리 핸콕 등 3명은 '사회관계망을 통한 대규모 감정 전염의 실험적 증거'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은 네트워크에서 대규모의 '감정 전이'가 이뤄진다는 실험적 증거를 제시했고 무엇보다 69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표본을 가동해 과학적 타당성 측면에서 객관성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2012년에 1주일간 실시한 이번 실험의 연구 방법은 간단하다. 페이스북 뉴스피드 알고리즘을 조작해 긍정적인 글을 많이 보는 집단과 부정적인 글을 많이 보는 집단으로 나눴다.
그런데 긍정적인 메시지에 더 많이 노출된 사람들은 긍정적인 글을 더 많이 올렸고 부정적 메시지에 노출된 이용자들은 부정적인 글을 더 많이 작성했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페이스북에서 표현한 감정이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SNS에서 대규모로 감정이 전염된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실험은 사용자의 감정을 조작하고 이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는 점에서 윤리적 비난을 사고 있다.
포브스, 인디펜던트, 가디언 등 해외 유력 매체들은 "페이스북이 사용자 69만명 몰래 실험을 진행했다. 이는 페이스북이 '내부적인 운영상의 목적을 위해 정보를 사용한다'고 밝힌 이용약관을 악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