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들이 대거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를 띄우는 효과는 단기간에 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황 자체가 성장 둔화 국면에 접어든 경우, 자사주를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리는 시도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으로 고배당 매력이 두드러지는 종목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자부품 전문기업인 이노칩테크놀로지는 지난 9일 11억5000만원 규모의 자사주 10만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번 이상 자사주를 사들인 데 이어 올 들어서만 다섯 번째다.
이노칩의 수년 간에 걸친 자사주 매입 노력은 주가 상승으로 빛을 발했다.
지난 2010년 3000~4000원대에서 지지부진하던 주가가 지난해 6월 1만8000원대를 찍고서 최근 1만2000원선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매입 효과가 더 이상 발휘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하면서 관련 코스닥 상장사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한 측면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노칩이 최근 22%에 달하는 자사주를 사들였는데도 주가가 더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의 추가 성장세에 대한 우려 등으로 업종 전반이 하락기에 접어들면 자사주 매입 등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부품 납품업체인 휴대폰 카메라모듈 전문기업 나노스 역시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 주가가 지난해 반짝 상승한 뒤 원점으로 주저앉았다.
나노스는 지난해 10월에서 12월에 걸쳐 14억2240만원 규모의 자사주 10만주를 취득했으나 주가는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최근 8000원대까지 밀렸다.
지난 2012년 7000원선에서 지난해 유상증자를 앞두고 2만1000원대까지 껑충 뛰었다가 무상증자 전후로 주가에 힘이 빠져 제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이후 자사주 매입 등의 조치가 이뤄졌지만 주가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주가 안정이나 경영권 방어 차원이 있다"며 "다만 단순히 사들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사주 매입으로 배당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종목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