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사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는 가운데, 저축은행을 인수했던 곳은 모처럼 시너지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스탁론(주식담보대출) 등 저축은행의 새 먹거리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우려도 제기됐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저축은행과 키움저축은행에 이어 현대저축은행도 부실을 털어내고 실적 안정 궤도에 올랐다.
현대증권은 전날 현대저축은행이 올해 상반기 5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낼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현대증권으로 인수되기 이전에 아파트 담보대출로 발생했던 부실을 털어내고 신용대출 연체 관리 등을 통해 그동안의 적자 구조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저축은행(구 대영저축은행)은 지난 2011년 11월 현대증권에 인수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잠재부실 리스크가 매우 컸다.
현대증권에 인수된 후에도 부진을 면치 못해 지난해 말에는 예금보험공사로부터 3년 연속 적자에 따른 단독 검사를 받기도 했다.
예보는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7% 미만이거나 3년 연속 적자인 저축은행을 단독 조사할 수 있다. 당시 예보는 현대저축은행에 충당금을 더 쌓을 것을 지도했다.
이계천 현대저축은행 행장은 "지난 5월 말 BIS 비율은 15.6%로 금융당국의 우량 저축은행 기준(8%)보다 높다"며 "인수 이전 부실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모두 쌓고도 흑자 구조로 돌아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이 2011년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의 자산을 인수해 설립한 대신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8월부터 실적 개선세로 돌아섰다. 대신증권은 저축은행 등 자회사들의 수익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했다.
키움저축은행(구 삼신저축은행)의 경우 2012년 초 키움증권에 인수된 직후엔 부실채권을 털어내느라 95억원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이듬해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최근 서민금융상품 햇살론 비중이 과거 1%에서 11%까지 늘어나는 등 저축은행 심사 및 리스크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저축은행의 새 먹거리 중 하나인 스탁론 등의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높아졌다. 특히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신용공여(융자·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빚을 내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스탁론으로 쏠리고 있다.
스탁론의 성장세는 저축은행의 실적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으나 담보로 잡은 주식 가치의 급락시 마땅한 안전 장치가 없는 점이 문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스탁론이 증권사보다 수수료가 저렴하거나 매입 종목 제한 등의 규제 문턱이 낮아서 자금이 몰리는 측면이 있다"며 "위험자산인 주식을 담보로 대출하는 것인 만큼 통제 기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