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씨는 휴대전화를 교체하려다 지난 3~5월 이뤄진 이동통신 3사 영업정지로 인해 통신 시장이 침체되자 영업재개를 줄곧 기다렸다. 보조금도 보다 활발해지고 새로운 최신형 단말도 잇따라 출시될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
오랜 기다림 끝에 이씨는 지난달 28일 출시된 LG전자 'G3'를 구입했다. 가장 최신형 스마트폰인데다 영업점에서의 추천도 강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이 제품을 구매한 것을 후회했다. 이 제품으로는 이통 3사가 내놓은 3배 빠른 LTE 서비스인 '광대역 LTE-A'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19일 삼성전자 '갤럭시S5 광대역 LTE-A' 단말기 출시와 함께 3배 빠른 LTE인 '광대역 LTE-A' 서비스 상용화를 발표했다./사진=손진영 기자 son@
최근 휴대전화 제조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통신서비스 속도 경쟁으로 인해 단말기의 교체 속도도 더 빨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휴대전화 단말기에 적용된 기술이 갈수록 빨라지는 통신서비스 지원에 한계를 느끼는 상황에 직면한 것.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19일 '광대역 LTE-A' 서비스 상용화 개시와 함께 삼성전자 '갤럭시S5 광대역 LTE-A' 출시를 발표했다. 사실 이통3사는 모두 '광대역 LTE-A'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이미 마친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속도를 지원할 수 있는 단말기가 출시되지 않아 서비스 상용화에 나서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최대 225Mbps의 광대역 LTE-A 속도를 지원하는 퀄컴 스냅드래곤 805 AP를 장착한 '갤럭시S5 광대역 LTE-A'를 개발하자 단말기 수급에 먼저 성공한 SK텔레콤이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서비스 상용화에 나섰다. 단말기 확보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SK텔레콤에 안길 수 있었던 요인이 된 것이다.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보단 늦었지만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삼성전자와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단말기 제조사의 역할이 이통사의 속도 경쟁에도 불을 지피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갈수록 빨라지는 통신서비스로 인해 제조사의 부담 역시 커졌다고 말한다. 이용자들이 새로운 통신서비스 지원 단말을 기다리다 결국 신제품의 판매율 역시 낮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광대역 LTE-A 서비스 상용화로 인해 LG전자는 G3 출시 한달 여만에 'G3 광대역 LTE-A' 제품의 7월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G3를 구매한 고객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신제품을 구입한 지 한달 여만에 구형 단말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통사는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최대 300Mbps 속도를 지원하는 3밴드 캐리어어그레이션(CA)을 활용한 '3밴드 LTE-A'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 경우 또다시 이용자들은 새로운 단말로 교체해야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현재 '갤럭시S5 LTE-A'에 장착된 퀄컴 스냅드래곤 805로는 지원 주파수 대역이 최대 2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서비스 기술 진보에 따른 새로운 휴대전화 단말기 수급 필요성으로 인해 신제품 판매 주기도 짧아져 제조사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며 "속도 경쟁 속 5G 시대에 이르기까지 이 같은 제조사의 고민은 필수불가결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