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증권업계가 수익 악화로 고전하면서 개별사마다 수백명씩 희망퇴직하는 등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어닥쳤다. 임원·부장급 등은 물론, 30대 대리·사원급까지 퇴사하는 곳이 생겨났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증권사 61곳의 직원 수는 3만9079명으로 지난 2012년 말과 비교해 3723명이나 줄어들었다.
가장 최근에는 대신증권이 처음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시행해 지난 16일 302명의 희망퇴직 명단을 결정했다.
지난 달에는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을 앞두고 각각 412명, 196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하나대투증권에서는 145명이 역시 희망퇴직으로 회사 문을 나섰다.
지난해 말 한화투자증권(300명)을 필두로 올 들어 1월 동양증권(650명), 4월 삼성증권(300명)에서 단행한 희망퇴직이 점차 전 증권업종으로 확대됐다.
특히 사원·대리급도 희망퇴직 명단에 포함돼 있어 안 그래도 위축된 여의도 증권가가 더 움츠러들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신청한 사람은 모두 됐다"며 "대리급 이하의 젊은 직원들 역시 더 안정적인 업종을 찾거나 자기계발을 하겠다는 이유로 꽤 신청했다"고 말했다.
업황 불황이 계속되면서 남아있는 직원들도 좌불안석인 것은 마찬가지다.
또 다른 증권사 직원은 "희망퇴직을 신청할까 고민하다가 하지 않았다"며 "일단 이번 희망퇴직은 지나갔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다닐 수 있을지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줄줄이 적자를 내며 최악의 실적 쇼크를 겪은 증권사들은 인력 구조조정과 지점 축소 등으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다. 증시 거래 부진으로 기존 브로커리지(위탁중개)를 통한 수수료 수익이 급감한 것이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증권사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낮추고 업체간 인수·합병(M&A), 자산관리(WM) 및 투자은행(IB) 업무 강화 등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팔을 걷어 붙였으나 녹록지 않다.
마땅히 내놓을 만한 자산관리 금융상품 수가 턱 없이 부족한 데다 금융당국의 규제 등 걸림돌이 많다.
종전 브로커리지 수익을 회복할 만한 새로운 거래 채널도 모색하고 있으나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향후 본격화될 '카톡증권'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브로커리지로 먹고 사는 회사의 경우 수수료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