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시너지를 낼 만한 사업 부문이나 자회사를 묶거나 떼어 낸 국내 기업들의 시도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삼립식품이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립식품의 주가는 사상최고가(8만8500원)를 새로 썼다. 장중 8만9000원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이날 이 회사의 주가가 오른 이유는 사업부문 분할에 있다.
삼립식품은 지난 16일 식품유통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삼립푸드서비스앤드로지스틱스로 신설한다고 공시했다.
나머지 제빵, 식품소재, 프랜차이즈사업 부문은 종전대로 남는다. 분할기일은 오는 7월 1일이다.
기존 제빵 사업에서 최근 수년간 식자재와 건강식품, 밀가루, 프랜차이즈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한 삼립식품으로서는 이번 시도가 주식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셈이 됐다.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LG생활건강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인수·합병 시도에 주가가 반응했다.
이날 LG생건의 주가는 사흘째 상승 마감했다.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은 LG생건이 미국 화장품 업체인 '엘리자베스 아덴'의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엘리자베스 아덴은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의 시가총액만 8700억원에 달하는 100년 전통의 화장품 회사다.
최종 인수가격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여러 글로벌 업체들이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LG생건이 이번 인수에 성공한다면 회사의 외형적 성장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매출 증대 기대감이 분명 있다"고 말했다.
LG생건은 일본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지난 16일 공시에 따르면 LG생건은 일본 자회사인 R&Y코퍼레이션을 또 다른 자회사 긴자 스테파니에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내 자회사를 2개에서 1개로 통합하면서 사업 효율성을 노린 것으로 풀이됐다.
CJ E&M 역시 게임사업 부문을 떼어내 신설회사인 CJ넷마블을 설립하기로 했다는 소식 등에 주가가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말 3만500원이던 주가가 지난달 22일 5만2000원까지 올랐다.
CJ넷마블은 향후 글로벌 시장을 노린 게임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넥센타이어는 타이어용 몰드 제작업체인 넥센산기를 지주회사로부터 가져오면서 사업 효율화 기대감이 일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넥센산기의 흡수합병 계획을 밝힌 뒤, 1분기 실적 호조까지 이어지면서 주가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넥센타이어의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 장중 최고 1만8000원대를 찍고서 내리 하락해 올해 4월 1만2000원대까지 밀렸다. 그러나 최근 이런 시도를 토대로 상승 시도를 하며 1만4000원대까지 회복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센타이어는 이번 합병을 통해 외형 확대와 원가 절감을 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이같은 시도가 활발하며 반응도 양호한 것으로 봤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회사끼리 묶거나 자회사들간 지분가치를 교환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가 반응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