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지수형ELS 코스피 대안될까
글로벌 주가 고점 가능성···상환부진 유의해야
기초자산으로 해외 주가지수를 연동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나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증시의 주가 수준이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에 지수가 하락할 가능성을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와 동양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지수형 ELS 발행액은 3조7775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체 ELS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높아져 지난 4월 전체 발행액 5조4080억원의 70%에 달했다.
증권사들은 높은 수요에 힘입어 잇달아 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한 ELS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선호하는 해외 지수는 주로 홍콩과 유럽 증시로 나타났다.
4월 발행된 해외지수형 ELS의 78.3%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에 쏠렸고, 57.5%는 유로스톡스50(SX5E)에 집중됐다.
이들 ELS 상품은 수년째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의 낮은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큰 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함께 설정한다.
문제는 이와 같은 해외지수형 ELS도 완전한 투자대안이 될 수 없다는 데 있다.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올랐기 때문에 해외 지수가 꼭지에 다다랐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오동석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해외 지수들은 코스피보다는 주가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ELS의 옵션에 닿을 가능성이 높고 상대적인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건 맞다"면서도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헤지 수요가 있다는 측면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금융회사는 글로벌 IB들이 보유한 HSCEI 또는 SX5E 등의 콜 옵션(자산을 살 권리)을 사들여 해외 지수형 ELS를 발행한다.
오 연구원은 "글로벌 IB들이 이런 지수에 대해 콜 옵션을 내놓는 것은 그만큼 이들 증시가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증시에서 홍콩 지수나 유럽 지수가 큰 폭으로 추가 상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해외 지수 약세로 최근 ELS 상환이 부진한 흐름도 나타났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3월 ELS 상환 규모는 2조2800억원으로 3개월째 감소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ELS 시장에서도 해외형 상품이 대세"라면서도 "다만 최근 ELS 상환 감소세는 HSCEI의 하락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