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4일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 4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의장 인사를 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주주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각각 1만4300원, 200원을 기록했다. 양사간 차이는 무려 71.5배 이상으로, 한때 삼성전자와 국내 전자업계 라이벌로 자리매김했던 LG전자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양사는 '수퍼 주총데이'로 불린 지난 14일 오전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보통주 주당 배당금을 1만4300원, 우선주 1만435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대비 약 80% 대폭 상향된 것이다. 반면 LG전자의 주주배당금은 1주당 보통주는 200원, 우선주는 250원으로 확정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간 배당금 차이는 지난 2001년 각각 주당 3000원, 1000원으로 3배 가량 차이간 난 상황에서 해마다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11월 애플 아이폰의 국내 도입으로 국내 휴대전화 사업이 휘청거리던 2010에도 삼성전자는 보통주 7500원·우선주 75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한 반면, LG전자는 보통주 1750원의 현금배당에 그쳤다.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대강당에서 열린 제12기 정기주주총회에 주주 및 사원들이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이후 LG전자는 2012년 주당 200원의 현금배당으로 하락한 이후, 지난해와 올해까지 이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에는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LG전자가 수백억원대의 현금배당을 결정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LG전자는 대규모 손실공시를 냈다. 지난 2011년 매출 28조971억원, 영업손실 2992억원, 당기순손실 2779억원을 기록한 것.
또 LG전자는 지난 2011년 연말 운영자금과 시설투자를 위해 980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증권업계에서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유상증자를 한 회사가 배당을 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2009년 5000원, 2010년 7500원, 2012년 5000원, 2013년 75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2012년의 경우 LG전자와 달리 전년도에 사상 실적을 올렸지만, 애플 아이폰 도입에 대한 대비로 유보금을 올리기 위해 배당을 줄였을 뿐이다.
양사간 이런 차이는 주주배당금 이외에 등기이사 보수한도액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올해 등기이사 9명에게 지급하는 총 보수한도액이 작년보다 100억원 늘렸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실제 집행한 등기임원 보수는 일반보수 280억원과 장기성과보수 59억원 등 총 339억원이다. 이중 사외이사 보수 총액이 매년 3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윤부근 CE부문 사장, 신종균 IM부문 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 등 등기임원(사내이사) 4명의 이사들에 돌아간 보수 총액은 335억, 즉 1인당 평균 84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윤부근 CE부문 사장, 신종균 IM부문 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 등 등기임원(사내이사) 4명의 평균 연봉도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29조원, 영업이익 37조원을 기록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성과를 낸 것이 이유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도 사상최대 매출과 이익을 달성해 주주가치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며 또 "등기이사 보수한도가 증가한 것은 장기 성과급이 지난해보다 그만큼 더 늘었기 때문인데, 2011∼2013년까지 3년간 성과를 2014∼2016년에 걸쳐 50%, 25%, 25%씩 나눠 보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LG전자는 이날 이사 보수 한도를 전년과 동일한 45억원으로 결정됐다. LG전자의 이사수는 7명이다. LG전자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주가로 인해 이번 주총에서 잡음이 예상됐지만, 20여분 만에 문제없이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