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우화 작가 이솝, 유전학자 찰스 다윈,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말더듬'이다. 말더듬은 말을 할 때 시기와 리듬이 부적절한 패턴으로 나타나는 일종의 유창성 장애로 첫 말을 반복하거나 말이 막혀 다음 말로 진행이 안 되는 경우, 한 음을 길게 끌어 다음 음으로 연결하는데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말더듬은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3~4세의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우리는 말을 더듬는 어른들을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말더듬 치료의 권위자인 밴 리퍼 교수도 어릴 때 말을 더듬었던 사람 10명 중 4명이 성인이 된 후에도 말을 더듬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6개월 이상 꾸준한 음성언어 치료로 개선 가능
말더듬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언어 중추 조절 이상이 주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 심리적인 요인으로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며 말더듬을 지적받거나 혼나는 등 외부적인 충격으로 인해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말더듬이 시작되면 말 막힘, 주저, 말 반복, 눈 깜박임과 같은 부수적인 행동이 동반되는데 말더듬은 증상에 따라 본인의 말더듬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수용 말더듬(acceptable stutter)', 본인만 알아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조절된 말더듬(controlled stutter)'으로 나눠진다.
말더듬은 무엇보다 심리적인 부담감 및 불안감으로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요즘은 어릴 때부터 발표나 토론 수업이 많고 화술도 하나의 능력으로 평가 받고 있어 말더듬 환자의 스트레스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말더듬은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은 후 음성언어 치료를 통해 개선될 수 있다. 음성 기관의 구조·기능적인 부분을 검사한 후 유창성·조음·발성 검사 등을 통해 상태를 파악하면 치료가 가능한 것이다.
또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하거나 더듬더듬 하는 말을 천천히 부드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음성언어 치료 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말더듬은 어릴 때 치료를 시작할수록 효과가 더 좋은데 이는 어릴수록 잘못된 발성 습관이나 말더듬 습관이 덜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의 말더듬 증상이 계속된다면 이비인후과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성인 말더듬을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