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가 먼저 떠오르겠지만 14일은 우리나라 대표적 세시 명절 중 하나인 정월대보름이기도 하다. 대보름에는 '내 더위 사가라'라는 말을 건네기도 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달라고 빌며 부럼을 깨물기도 한다. 또 한 해 운이 좋아야 한다고 이웃 간에 오곡밥을 나눠 먹는다. 이 모두 건강과 평안을 위한 것으로 실제 대보름에 먹는 부럼과 오곡밥은 최고의 건강식 중 하나다.
◆치매와 스트레스에 효과적인 부럼
부럼으로 많이 먹는 땅콩·호두·잣 등은 견과류에 속한다. 이들에는 올레인산·리놀레산 등과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는데 이 성분은 뇌신경 세포를 성장시켜 아이들의 두뇌 발달과 중·노년층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특히 마그네슘을 다량 함유한 호두는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코티졸 호르몬 분비를 억제시켜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이며 호두의 포리페놀 성분은 항산화 작용과 노화 방지, 몸에 쌓인 독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더욱이 견과류는 우리 몸에 해로운 중성 지방과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동시에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고밀도 콜레스테롤을 유지시켜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식품 중 하나다.
◆위 장에 좋은 오곡밥
찹쌀·조·수수·팥·콩을 섞어 만든 오곡밥은 비타민과 미네랄·식이섬유가 풍부해 영양식으로 인기가 많다. 게다가 쌀밥에 비해 열량이 20% 정도 적고 칼슘과 철은 2.5배 가량 많이 함유하고 있다.
특히 따뜻한 성질의 찹쌀과 수수는 소화기능을 돕고 구토와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 평소 위장 기능이 떨어져 속이 더부룩하고 설사를 자주하는 사람에게 좋으며 조 역시 위의 열을 없애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역할을 한다.
오곡밥과 함께 밥상에 오르는 나물 역시 건강에 좋다. 생체의 활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비타민이나 무기질을 공급해주는 주요 공급원으로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와 대장암 예방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서정호 서울시 북부병원 한방과 과장은 "견과류 섭취가 몸에 이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할 경우에는 위와 장의 소화·흡수 능력이 떨어져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며 "땅콩 등을 장기간 실온에 보관하면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 물질이 발생되기 때문에 견과류를 보관할 때는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