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 정책 축소에 대한 언급만 해도 아시아 증시에 유입됐던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대신투자증권에 따르면 1월27일부터 2월7일 까지 2주간 한국,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7개국 증시에서 외국인은 64억9000만달러, 한화로 약 약 7조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버냉키 연준 의장이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처음 밝힌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신흥국 시장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크게 출렁였다. 2013년 6월 한달간 아시아 7개국에서 이탈한 외국인 자금이 143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 2주간 인도네시아만 유일하게 외국인 순매수를 보이고 나머지 6개국은 모두 순매도세가 나타났다.
한국과 대만 증시를 중심으로 외국인 순유출세가 거샜다.
지난 한주 아시아 7개국에서 외국인은 40억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이중 대만 22억5000만달러와 한국 11억5000만달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직전 주 대만 5억8000만달러, 한국 7억7000만달러의 외인 이탈세를 고려하면 특히 대만 증시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대만 증시는 2011년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최대 금액의 외인 '팔자'세를 기록했다"며 "한동안 엔화 약세와 더불어 외인 '사자'세가 가장 강했던 대만 증시도 신흥국 금융불안에 동조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한국은 다른 아시아 증시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크게 출렁였다.
외인은 한국 증시에서는 조선, 건설, 철강, 자동차 등 경기민감업종을 중심으로 자금을 회수했다.
이 연구원은 "외인들이 기존에 많이 사들였던 경기민감주들을 판 것"이라며 "테이퍼링으로 볼 때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2~3주 후에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외인 자금 재편이 이뤄질 전망"이라며 "지난해의 경우 경제 펀더멘탈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한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다시 나타났다"고 전했다.
오동석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서 외인의 자금 이탈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