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여름 남성복 트렌드는 하나로 요약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스타일이 혼재하고 있다. 먼저 '블루 컬러'에 꽂혔다. 지난해부터 불던 블루 바람이 2014년 청마해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 더불어 여성복에서나 볼 수 있었던 시스루 소재의 셔츠의 등장으로 남성과 여성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편안함만 강조되던 스포티즘은 일상에서도 소화할 수 있는 '리얼웨어'로 진화했다.
◆다양한 블루 컬러의 향연
올봄 런웨이는 은은한 스카이 블루부터 강렬한 트루 블루까지 다양한 '블루 컬러'가 점령했다. 셔츠, 수트, 팬츠는 물론 발끝까지 파랗게 물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캘빈 클라인 컬렉션은 스포티즘이 녹아있는 편안한 셔츠부터 클래식한 수트, 심지어 슈즈까지 블루 컬러로 선보였다. 특히 바다와 하늘이 그려진 스웨트 셔츠는 여름의 파라다이스를 연상케 한다.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은은한 광택이 더해진 테크노풍의 블루 셔츠에 네이비 팬츠를 매치해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룩을 완성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톤다운된 블루 컬러 수트는 부드럽고 편안한 남자로 변신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당당하게 속 보이는 남성복
이번 시즌 여성복의 단골 소재인 시스루·시어 소재 등 속이 비치는 소재가 남성복에 전격 투입됐다. 일명 '망사옷'이 남성 셔츠와 재킷, 수트로 재탄생한 것. 자칫 부담스러울 수는 있으나 스타일링은 그리 어렵지 않다. 엠포리오 아르마니 관계자는 "구멍이 송송 뚫린 검정색 테일러드 재킷에 원색의 시스루 이너를 매치하면 경쾌함을, 깔끔한 화이트 셔츠를 입으면 클래식한 멋과 함께 망사의 매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는 시어 소재의 라운드 톱을 선보이고, 이너·팬츠 모두 화이트로 매치한 뒤 그린 컬러의 스카프를 곁들여 감각적인 스타일을 완성했다. 릭오웬스는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메시 소재의 튜닉으로 강렬함을 전달했다.
◆도시적인 스포니즘 강세
활동성만 강조됐던 스포티즘은 한결 도시적이고 고급스러워졌다.
준지는 스웨트 셔츠와 트레이닝 팬츠 등을 메인 아이템으로 내세웠다. 특히 한껏 부풀린 소매의 스웨트 셔츠에 쇼츠를 매치해 여성과 남성의 경계를 허무는 신개념의 스포티즘을 표현했다. 겐조 역시 버뮤다 팬츠(무릎 위까지 오는 반바지)로 스포티즘을 보여준 가운데 그래픽 셔츠를 코디해 경쾌함을 더했다.